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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사건, 첫 단추를 잘못 꿰면 벌어지는 일 – 강창효 변호사

강창효 변호사

2026-04-28

성범죄 사건은 다른 형사사건과 구조가 다릅니다.

폭행이나 사기처럼 CCTV, 진단서, 계좌 내역 등 객관적 증거가 결론을 좌우하는 사건과 달리, 성범죄 사건은 이렇다 할 물증 없이 양측의 진술에 의존하여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진술은 한번 수사기록에 남으면 끝까지 따라갑니다. 경찰 조사에서 한 말이 검찰로 넘어가고, 검찰에서 한 말이 법정에서 다시 인용됩니다.

그래서 처음에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가, 수사부터 재판까지 사건의 결론을 관통하게 되는 것입니다.

한번 정한 입장을 번복하는 것 자체가 리스크인 구조.

이 글에서는 바로 그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이 사이트에 처음 접속한 분들을 위해 간략한 인사말을 드립니다.

저는 성범죄 전담 재판부에서 판사를 역임한, 강창효 변호사입니다.

판사는 8년간 역임하였고, 그간의 경험과 전문성을 토대로 성범죄 사건을  해결해드리고 있습니다.성범죄전문변호사 - 약력 프로필

이 사이트를 통해 업무사례, 변호사 선임 시 주의사항 등을 업로드하고 있으니, 이 글을 다 읽어보시고 다른 글들도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초기 대응에서 흔히 벌어지는 일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성범죄 사건은 결정적 단서가 부재한 채 양측의 진술을 토대로 진행이 되기 마련입니다.

이 말인 즉, 사소한 말 한마디가 유죄 추정의 근거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무심코 건넨 사과가 범행 시인이 됩니다

사건 직후, 상황을 해소하려는 마음에 관례적으로 “미안하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네 상식으로는 때때로 지혜로운 처사가 될 수 있겠지만 법률적으로는 그렇지 않죠. 특히 성범죄 사건에서는요.

강제추행·방실침입·폭행 혐의로 고소당한 제 의뢰인의 경우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이 의뢰인은 의원에서 상담실장으로 근무했고, 함께 근무하던 의사에게 고소를 당했습니다. 원래는 친한 사이였는데 관계가 틀어지며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아울러 대표 원장은 상담실장인 우리 의뢰인보다 의사인 상대 편에 서있는 분위기였고, 둘 사이에 트러블이 생기면 사실상 의뢰인이 져주어야 했는데요.

이러한 상황 탓에, 의뢰인은 고소인에게 사과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조직 생활을 하다보면, 누구나 한번쯤 권력 열세에 처해 내키지 않는 사과를 해 본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그만큼 흔한 일이지요.

그러나 법률적으로는 ‘왜 그 사과가 범행을 인정하는 사과가 아닌지’ 일일이 소명을 해야합니다.

성추행무혐의_2
변호인 의견서 中

이렇듯 무심결에 뱉은 사과가 쟁점이 되는 경우는 무척 흔합니다.

“불쾌했다면 미안하다”

“어젯밤 내가 좀 심했지, 미안”

일단 상황을 수습하고 싶은 마음, 고소를 하겠다고 나서는 상대방을 진정시키고 싶은 마음은 백번 이해합니다만, 상황만 악화될 따름입니다.

입장을 바꾸는 순간 신빙성이 무너집니다

비단 억울한 사건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혐의를 인정할 것인지 다툴 것인지, 인정한다면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

이 판단을 초기에 잘못 내리면 혐의를 인정하는 사건에서도 같은 문제가 생깁니다.

유사강간죄로 재판을 받게 된 의뢰인의 사건이 그러했습니다.

이 분은 1심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한 상태였는데요, DNA 감정 결과 입술에서만 피고인의 DNA가 검출되자 돌연 강제추행 혐의만 인정하는 것으로 입장을 바꾸었습니다.

유사강간집행유예_1
1심 판결문 中

원래는 “유사강간도 인정하고 강제추행도 인정해요”라고 했다가, 피해자의 음부에서 자신의 DNA가 검출되지 않자 “아, 사실 유사강간은 안했어요”라고 말을 바꾼 것이죠.

재판부는 이러한 피고인의 입장 번복을 믿어줄 리 만무했고, 결국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되었습니다.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아서 그랬을까요? 아뇨. 변호사와 함께 치룬 재판이었습니다.

전국에 지사를 두고 있는 네트워크 로펌이었죠.

아무쪼록 이 사건은 항소심에서 저희 사무실로 넘어왔고, 전면 인정으로 전환한 뒤 집행유예를 이끌어냈습니다만, 처음부터 올바른 방향이 설정되었다면 애초에 구속이 될 일도 없었을 것입니다.

올바른 첫 판단은 경험에서 나옵니다

이 대목에서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그렇다면, 성범죄 사건에서 변호사의 역량이란 무엇일까요?

사건을 받아들고는, 이 사건이 어떻게 흘러갈지, 추후 어떠한 부분이 문제가 될지 ─ 한 눈에 내다볼 수 있는 ‘경험’입니다.

경찰·검찰·법원을 관통하는 시야

사건의 정황을 파악하고, 이 사건이 경찰에서 어떤 방향으로 수사될지, 검찰에서 어떻게 판단될지, 법원에서 무엇이 쟁점이 될지를 대번에 내다보는 것.

아울러 추후 무엇이 문제될 수 있는지까지 예측하여, 처음부터 가장 유리한 입장을 택하고 이를 고수하기 위해서는 전적으로 변호사의 경험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수사 단계에서 이미 재판이 시작됩니다

경찰 조사에서는 혐의 인정 여부를 즉각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순간이 옵니다.

이때의 진술이 조서에 그대로 남고, 그 조서가 검찰을 거쳐 법정까지 이어지죠.

한번 기록에 남은 진술을 뒤집으려면 왜 달라졌는지를 설명해야 하고, 설명이 설득력을 갖지 못하면 신빙성만 잃게 됩니다.

이 사이트를 통해 누차 말씀드리는 내용인데, 이것이 바로 제가 직접 현장에 따라 나서는 이유입니다.

(저는 재판 출석 뿐 아니라, 수사 초기 포렌식 과정과 경찰 조사에도 직접 입회합니다)

일부 혐의를 부인하는 전략을 택할 거면, 제대로 부인해서 재빨리 혐의를 벗고

모든 혐의를 부인하기로 하였다면 최대한 빨리 억울함을 벗어야겠죠.

그러지 않아도 될 일로 법정 구속이 된다든가, 수년간 법원을 드나들며 고통받는 이유는 대게 수사단계에서의 미흡함 내지는 경험 부족에서 비롯된 판단미스 때문입니다.

따라서, 현재 성범죄 사건에 연루되어 변호사를 알아보고 계신 상황이라면

  1. 해당 변호사가 성범죄 사건과 관련하여 충분한 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는지(경력, 업무사례로 판단)
  2. 구성원 변호사에게 일임하지 않고 현장에 직접 나타나는지

이 2가지를 반드시 체크하시기를 권고드립니다.

글을 마치며

이번 글에서는 성범죄 사건 대응 가이드의 일환으로써, 초기 대응의 중요성을 다루어보았습니다.

상담을 하다보면, ‘이때 그러지 않았더라면’, ‘이때 이렇게 진술했더라면’ ─ 하는 안타까운 순간들이 많은데요.

이 글로 하여금 보다 나은 첫 단추를 꿰는 데 크고 작은 도움 얻어가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끝으로, 단지 변호사를 빨리 선임하는 것만이 중요한 게 아니고 신중히 선임하시라는 조언도 드립니다.

위 사건들은 모두 기존에 선임한 변호인이 있었습니다. 도중에 사임하고, 저로 교체된 것입니다.

변호사 선임 정말 신중히 하셔야 합니다.

관련하여 도움이 될만한 글을 하나 첨부드리며, 이만 글 마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강창효 변호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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