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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분 문서

공중밀집장소추행 기소유예

공중밀집장소추행 – 지하철 성추행 기소유예 사례

강창효 변호사

2026-06-05

성범죄 전담 재판부 판사 역임, 강창효 변호사입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사건은 출근길 붐비는 지하철 전동차에서 벌어진 공중밀집장소추행 사건입니다.

의뢰인은 전동차에서 내리던 여성을 뒤따라 하차하며 손으로 엉덩이를 만진 혐의를 받았습니다.

그 전후 동선이 고스란히 담긴 CCTV 영상까지 이미 수사기관의 손에 들어가 있었죠.

처음에 의뢰인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사람이 워낙 붐벼 의도치 않은 접촉이 있었을 수는 있겠다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그런데 잠깐의 휴식을 가진 직후, 같은 사람이 돌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 시작했습니다.

한사코 혐의를 부인하던 의뢰인이 불과 몇 분 사이에 입장을 번복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공중밀집장소추행 조서

CCTV 영상이 있는 사건이라는 건 조사실에 들어서기 전부터 어느 정도 짐작하고 가는 부분입니다.

정작 어려운 지점은 따로 있죠.

그 영상을 미리 볼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수사관에 따라 영상을 먼저 보여주기도 하지만, 대개는 보여주지 않은 채 질문과 추궁만 이어갑니다.

이 경우 사건의 향방은 순전히 내 옆에 앉아있는 변호인의 노하우와 임기응변에 달려있습니다.

어떤 질문을 던지고 무엇을 근거로 몰아붙이는지를 들으며, 피해자가 어떻게 진술했는지, 증거가 어디까지 모여 있는지를 거꾸로 더듬어 가는 것이죠.

이어서 이 사건을 다툴 것인지, 인정하고 선처를 구할 것인지를 그 자리에서 결정해야 합니다.

이 판단은 누구에게 물어볼 수도, 사무실로 돌아가 곱씹어볼 여유도 없이 오롯이 입회한 변호인 혼자 짊어져야 하는 몫입니다.

의뢰인이 휴식 전후로 전혀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보였던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그 사이 제가 방향을 정했고, 더 이상 부인하는 진술을 조서에 쌓는 것은 의뢰인에게 득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죠.

그리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손쓸 도리가 없어 보이던 이 사건은 재판에 넘겨지지 않고 검찰 단계에서 교육이수조건부 기소유예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그 조사실에서의 짧은 순간이 어떻게 이런 결과로 이어졌는지, 처음부터 짚어보겠습니다.

공중밀집장소추행, 어떤 경우에 성립하고 어떻게 처벌될까

공중밀집장소추행죄는 대중교통수단이나 공연·집회 장소, 그 밖에 사람이 빽빽하게 모이는 장소에서 타인을 추행했을 때 성립합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지하철 추행이 바로 여기에 해당하죠.

아울러 본 죄는 강제추행과 달리 폭행이나 협박이라는 수단을 요구하지 않는데요.

사람이 빽빽하게 들어찬 공간에서는 가해자가 굳이 힘을 쓰지 않아도 추행이 가능하다는 점에 그 이유가 있습니다.

그래서 지하철이나 버스처럼 붐비는 공간에서 이뤄진, 겉보기에는 사소해 보이는 신체 접촉도 이 죄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단순히 벌금 몇 푼으로 끝나는 가벼운 사안이라 여기는 분들이 계신데,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진짜 문제는 그 너머에 있습니다.

유죄가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 대상이 될 수 있고, 일정 기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 취업이 제한되는 등 형벌 이외의 무거운 부수처분이 뒤따를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사건 의뢰인처럼 이제 막 새로운 진로를 준비하며 사회에 발을 내딛으려는 사람에게는, 단순한 처벌을 넘어 앞날 전체를 좌우할 수 있는 문제인 셈이죠.

이처럼 결과가 무거운 사건인데, 정작 이 사건은 그 결과를 다툴 여지부터가 좁았습니다.

의뢰인의 행동이 담긴 영상이 이미 수사기관의 손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영상이 있는 사건, 변론은 조사실에서 시작됐다

이 사건의 변론은 거창한 서면이 아니라 경찰 조사실 안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첫 단추가 사건 전체의 방향을 갈랐습니다.

조사실에서 내려야 했던 즉석 판단

앞서 휴식 전후로 의뢰인의 진술이 뒤집혔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의뢰인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의도치 않은 접촉이 있었을 수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동안, 수사관은 그 진술을 두고 집요하게 파고들었습니다.

저는 수사관이 어떤 정황을 짚는지, 무엇을 근거로 몰아붙이는지를 가만히 들으며 사건의 윤곽을 그려갔습니다.

그렇게 읽어낸 결론은, 이건 사실관계를 다투어 끌고 갈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조서에 부인하는 진술을 더 쌓는 것은 의뢰인에게 아무런 득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나중에 발목을 잡을 뿐이죠.

그래서 저는 추궁을 잠시 멈춰달라 요청한 뒤, 변호인에게만이라도 영상을 확인시켜 달라고 했습니다.

영상을 보니 의뢰인의 손이 피해자 쪽으로 향하는 장면이 그대로 담겨 있었고, 더 다툴 사안이 아니라는 판단이 분명해졌습니다.

면담 시간이 끝난 뒤, 저는 그 자리에서 변론 방향을 인정과 선처로 전환했습니다.

이 짧은 시간 안에

  1. 혐의 인정 여부를 선택하고
  2. 수사관의 질문을 역으로 추적하여 진술 방향을 수립한 뒤
  3. 의뢰인과 합을 맞춘다고 생각해보십시오.

웬만큼 경험이 있지 않은 이상 어버버하다가 엉망이 된 조서에 지장을 찍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합니다.

제가 모든 사건의 경찰 조사에 직접 입회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누가 그 자리에 앉아 있느냐에 따라 조서에 무엇이 남는지가, 그리고 사건의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수사 초기 단계의 신속한 합의

사실관계를 인정하기로 방향을 정한 이상, 가장 중요한 과제는 피해 회복이었습니다.

추행 사건에서 피해자와의 합의, 그리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는 처분 수위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사건을 미루지 않고 수사 초기 단계부터 곧바로 합의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피해자 측과 연락이 닿는 경로를 확인하고, 의뢰인의 진심 어린 사과의 뜻을 전하며 합의를 진행했죠.

그 결과 피해자가 의뢰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혀주셨습니다. 시기를 놓치지 않은 것이 주효했습니다.

두텁게 쌓아 올린 양형자료

합의가 전부는 아닙니다. 검사가 이 사람을 굳이 재판에 넘기지 않아도 되겠다고 판단하려면, 의뢰인이 진정으로 반성하고 있으며 다시는 같은 일을 저지르지 않을 사람이라는 점을 자료로 보여주어야 합니다.

의뢰인은 곧바로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심리상담과 치료를 시작해 꾸준히 받았고, 그 경과를 자료로 정리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짧은 기간 동안 진정성을 입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자료들을 쌓아 올렸습니다.

  • 성범죄 재범방지교육, 인지행동개선훈련, 성인지 감수성 교육, 준법의식교육, 역량강화 교육 등 다수의 교육 이수
  • 도서관 운영관리 등 지역사회 자원봉사 활동
  • 새 진로를 위한 자격시험 준비 등 성실한 생활의 증빙
  • 의뢰인 자필 반성문, 가족과 지인들의 탄원서

초범이라는 점, 그리고 이 모든 노력이 단순히 처분을 위한 보여주기가 아니라 실제 생활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자료 곳곳에서 드러나도록 구성했습니다.

공중밀집장소추행 참고자료

검찰의 판단, 교육이수조건부 기소유예

검찰은 의뢰인이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하여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초범인 점, 진지하게 반성하며 재범방지 교육을 성실히 이수할 것을 다짐하고 있는 점 등을 두루 참작했습니다.

그 결과 의뢰인에 대해 교육이수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습니다.

공중밀집장소추행 기소유예

기소유예는 죄가 인정되더라도 검사가 여러 사정을 참작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입니다.

유죄 판결이 아니므로 재판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건이 종결되며, 앞서 말씀드린 신상정보 등록이나 취업제한과 같은 무거운 부수처분의 부담에서도 벗어나게 됩니다.

영상까지 확보되어 손쓸 방법이 없어 보였던 사건치고는, 의뢰인이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결과를 얻은 셈이죠.

같은 상황에 놓여 있다면

이 사건이 보여주는 것은, 불리한 증거가 있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다만 그 방향을 누가, 언제,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갈립니다.

특히 영상이 있는 사건에서는 조사 현장에서의 판단이 결정적입니다.

미리 영상을 볼 수 없는 상황에서, 다툴 사건인지 인정하고 선처를 구할 사건인지를 그 자리에서 가려내고, 조서에 무엇을 남길지를 즉시 결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판단이 어긋나면 불필요한 진술이 기록에 남아 두고두고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그러니 비슷한 일로 조사를 앞두고 계신다면, 막연히 부인부터 하거나 혼자 대응을 결정하기보다 조력을 받을 수 있을 때 미루지 않으시길 권해드립니다.

인정해야 할 사건이라면 그에 맞는 합의와 양형 준비를, 다투어야 할 사건이라면 그에 맞는 변론을 처음부터 제대로 설계하는 것. 결국 그것이 사건의 결과를 바꿉니다.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이만 글 마치겠습니다. 강창효였습니다.

공중밀집장소추행 FAQ

붐비는 지하철에서 의도치 않게 몸이 닿은 경우도 처벌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공중밀집장소추행죄가 성립하려면 추행의 고의가 있어야 합니다. 만원 전동차에서 흔들리다 의도 없이 신체가 닿은 정도라면 추행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다만 실제로는 CCTV 영상, 접촉의 부위와 양태, 피해자 진술, 전후 동선 등을 종합해 고의 여부를 판단하므로, 단순 접촉이라는 주장만으로 무조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기소유예를 받으면 전과가 남나요?

A. 기소유예는 유죄 판결이 아니므로 이른바 전과, 즉 범죄경력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재판을 받지 않고 사건이 종결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죠. 다만 수사를 받은 이력 자체는 수사경력자료로 일정 기간 보존되며, 이는 한정된 경우에만 조회됩니다.

이미 CCTV 영상이 있는 사건도 변호사의 도움이 의미가 있나요?

A. 의미가 있습니다. 사실관계를 다투기 어려운 사건이라도 결과의 폭은 기소유예부터 정식재판까지 넓게 열려 있습니다. 그 차이를 가르는 것이 합의 시점과 양형자료, 그리고 조사 단계에서의 대응입니다. 특히 영상이 있는 사건일수록 조사 현장에서 방향을 정확히 판단하는 일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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