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 공휴일 · 야간 상담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말하기 어려운 사정이라면
상담신청서 작성하기
전화, 카카오톡 실시간 상담

말하기 어려운 사정이라면
상담신청서 작성하기
전화, 카카오톡 실시간 상담

처분 문서

특수강간죄 무죄 판결문

특수강간죄 – 의뢰인 전원 무죄 사례 (25.07 선고)

강창효 변호사

2026-04-07

성범죄 재판부 판사 역임, 강창효 변호사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우리 의뢰인 2명이 피해자를 합동으로 강간했다는 특수강간죄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전원 무죄가 선고된 사례를 다뤄보고자 합니다.

억울한 성범죄 혐의로 유무죄를 다투고 계신 분이라면, 이 글에서 해결책을 얻어가시길 바랍니다.

이 사건의 피해자는 무척 대담하고 영악했습니다.

거짓을 꾸미는 과정에서 본인 스스로 생각해도 말의 앞뒤가 안 맞기 시작하자, 진술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메모를 준비하여 이를 진술용 대본으로 삼은 것인데요.

사전에 작성한 이 메모를 제2회 경찰조사 때부터 꺼내들더니, 급기야 법정 증인석에까지 들고 올라와 시종일관 낭독을 하듯 진술하였습니다.

수사관의 질문에도, 검사의 주신문에도, 이 메모를 읽어 내려가며 답변했죠.

하지만 이러한 행동은 저의 전투욕만 상승시켜 결과적으로 피해자의 가장 큰 패착이 되었습니다.

특수강간죄-변론요지서 중 일부

법정 공방 당시, 저는 재판부에 이 메모를 증인석에서 치워줄 것을 요청했고, 재판부도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이처럼 다이나믹한 공방이 오가는 과정에서 기필코 무죄를 받아내리라 연신 다짐했는데, 끝내 무죄가 선고되어 정말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특수강간죄의 성립 요건과 법정형은?

특수강간죄는 흉기나 위험한 물건을 소지한 채, 또는 2명 이상이 합동하여 폭행·협박으로 강간한 경우에 성립합니다.

법정형은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입니다.

판사가 최대한 감형하더라도 3년 6월이 하한선이고, 3년을 넘는 형량에는 집행유예를 붙일 수 없으므로 유죄가 선고되면 무조건 실형입니다.

게다가 우리 의뢰인들은 혐의를 강경하게 부인하는 입장이었고, 따라서 반성을 하거나 피해자와 합의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만일 무죄가 선고되지 않았다면 더 중한 형이 선고되었을 겁니다.

이렇듯 무거운 죄를 억울하게 뒤집어쓴다면 그 고통이 어떨지. 감옥에 있는 내내 부아가 치밀어 잠도 오지 않을 것 같은데, 지금 생각해도 우리 의뢰인들 정말 다행입니다.

특수강간죄 장면재연

의뢰인 2명은 각각 영철, 정수라고 부르겠습니다.

영철과 정수는 피해자와 한 객실에서 함께 성관계를 가졌습니다. 이 부분은 양측 모두 인정하는 바였고, 합의에 의한 것이었느냐 강간이었느냐가 갈라지는 지점이었습니다.

피해자 측에는 CCTV 영상이나 신체 상처, 의류 훼손 같은 물적 증거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유일한 증거는 오직 피해자 본인의 진술뿐이었죠.

특수강간죄-1

유일한 증거인 만큼, 저는 피해자의 진술 기록부터 면밀히 살폈습니다.

겉보기에는 나름 신빙성을 갖추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한 겹씩 들여다볼수록 그렇지 않았습니다.

피해자는 최초 진술과 자필 진술서, 제1회 경찰 조사 — 이 세 번의 조사까지는 프리스타일로 진술을 했습니다. 그런데 제2회 경찰 조사부터 양상이 확 바뀌었습니다.

네, 문제의 메모가 등장한 것입니다.

사전에 정리해 온 메모를 펼쳐놓고, 수사관의 질문에 그것을 읽어 내려가며 답변하기로 마음먹은 것이죠. 이러면 일관성이 흔들릴 래야 흔들릴 수가 없습니다.

특수강간죄 - 2

앞선 세 차례의 진술 당시에는 없는 기억을 가지고 소설을 쓰느라 영철이 어땠고 정수가 저쨌고 말이 매번 달랐는데, 자신이 생각해도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는지 위기감을 느껴 아예 소설책을 가지고 다니기로 결심한 모양입니다.

“피해자가 기억을 정리해와서 보면서 말하는 게 뭐가 문제인가요? 오히려 성실하게 준비한 거 아닌가요?”

맞습니다. 그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하지만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것은 자료를 봤느냐 안 봤느냐가 아닙니다.

자료를 볼 때와 안 볼 때의 진술 품질 차이가 극단적이었다는 것입니다.

진짜로 겪은 일이라면 세부 순서야 뒤섞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보고 읽을 거리가 사라질 시 핵심적인 사항조차 답하지 못할 정도라면, 이건 기억을 정리한 게 아니라 처음부터 지어낸 것에 가깝습니다.

피해자가 바로 그랬습니다. 메모가 없으면 이 사건의 가장 기본적인 골격조차 일관되게 유지하지 못했습니다.

특수강간죄-3

이 태도는 법정까지 이어졌는데, 검사는 주신문 당시 마치 스무고개 게임을 하듯 “네”, “아니오”로 대답할 수 있는 폐쇄형 질문만을 사용하여 피해자가 진술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쉽도록 도왔고 –

저의 반대신문에 대해서는 대번에 일관성이 흐뜨러지거나, 아주 단순한 질문에도 “서면으로 제출하겠다”는 답변을 고수했습니다.

특수강간죄-4

이에 저는 재판장님께 피해자가 들고 온 서류를 증인석에서 치워달라고 요청했고, 재판장님도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특수강간죄-변론요지서 중 일부

특수강간죄 혐의, 어떤 허점을 파고들었나

진술 태도의 문제만이 아니었습니다. 진술의 내용 자체에도 넘어갈 수 없는 모순과 의문이 곳곳에 박혀 있었습니다. 저는 수십페이지 분량의 변론요지서에 이를 빠짐없이 담았습니다.

1) 성관계의 순서에 관한 진술이 다섯 차례 모두 달랐습니다.

피고인 둘 중 누가 먼저 피해자의 신체에 성기를 삽입했는지 — 이것은 공소사실 입증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입니다.

그런데 피해자의 진술은 임의동행보고서, 자필 진술서, 제1회 경찰 조사, 제2회 경찰 조사, 법정 증언에 이르기까지 이 순서가 전부 달랐습니다.

세부적인 디테일이 헷갈린 수준이 아니라, 사건의 핵심 골격 자체가 매번 바뀐 것입니다.

특수강간죄-5

2) 피해자는 자필 진술서에 “자연스럽게 옷을 벗겼다”고 적었습니다.

강간을 당한 사람이 옷이 벗겨지는 상황을 직접 손으로 적으면서 “자연스럽게”라는 단어를 쓴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같은 진술서에 피고인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유형력을 행사했는지는 한 줄도 기재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이 내용은 오히려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에 딱 들어맞는 정황이었습니다.

3) 피해자 스스로도 “때리지 않았다”, “상처도 없다”고 인정했습니다.

강간죄가 성립하려면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협박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피해자가 묘사한 유형력은 ‘팔이나 다리를 잡거나 눌렀다’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피해자 본인도 “때리지 않았다”, “상처가 생긴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고, 옷이 찢어지거나 단추가 뜯어지거나 지퍼가 고장 난 사실도 없었습니다.

4) “암막커튼이라 아무것도 안 보였다”는 진술은 거짓이었습니다.

피해자는 당시 객실이 캄캄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해당 객실에 설치되어 있던 것은 암막 커튼이 아니라 빛이 잘 새어드는 반투명 블라인드였습니다.

사건 발생 시각은 오전 10시경. 한겨울이라 해도 이미 해가 환하게 뜬 시각입니다.

아무것도 안 보였다는 말이 사실일 수 없었죠.

이 모순을 추궁하자 피해자는 “어두운 커튼이어서 암막커튼이라고 했다”고 했다가, 곧바로 “창문을 가린다는 의미에서 커튼이라고 한 것”이라고 말을 바꾸었습니다.

5) 성관계 직후 피해자는 가해자에게 코트를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성관계가 끝난 뒤 피해자는 피고인들에게 ‘코트가 정수의 차에 있으니 가져다 달라’고 말했습니다. 정수는 코트를 찾아 2층 객실로 가서 건네주면서 ‘왜 그러냐, 얘기 좀 하자’라고 말했고, 피해자는 그 요청에 응하여 문을 열어주기까지 했습니다.

방금 강간을 당한 사람이 가해자에게 코트를 가져다 달라고 부탁하는 장면을 상상할 수 있으신가요.

코트를 찾아 건네주며 ‘얘기 좀 하자’고 다가오는 가해자의 모습도, 그런 가해자에게 문을 열어주는 피해자의 모습도 강간 범행이 있었다면 존재하기 어려운 장면입니다.

6) 사건 다음 날 통화에서 피해자는 폭행이나 강제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습니다.

사건 다음 날 피고인들과 피해자 사이에 전화 통화가 있었습니다. 피고인들은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다는 입장을 반복하면서, 피해자에게 어떤 점이 불쾌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런데 피해자는 강제로 삽입당했다거나 폭행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전혀 꺼내지 않았습니다.

피고인들이 계속 불쾌함의 이유를 묻자, 피해자는 영철의 모욕적인 발언을 듣고 기분이 나빠 성관계를 중단했다고 했습니다.

특수강간죄 - 6

강간 피해를 당한 것이 사실이라면, 불쾌했던 이유로 욕설 내용만 꺼낼 리가 없습니다.

7) 합의금을 노린 고소였다는 정황도 확인되었습니다.

피해자의 친구는 사건 직후 영철과 정수에게 “그래서 오빠들 합의할 생각이 있어요?”라며 여러 차례 합의를 타진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피고인들의 지인을 통해 피고인들의 재산이 어느 정도 되는지까지 알아보았습니다.

해당 지인이 작성한 사실확인서에 따르면, 피해자의 친구는 “그 오빠들 돈은 얼마나 모아놨어?”라고 물었고, 답을 듣더니 “그럼 합의는 어렵겠네”라고 반응했습니다.

이후 피해자 측이 또다시 합의 의사를 물었을 때, 정수가 ‘합의 하에 성관계를 한 것뿐인데 뭘 합의를 하느냐’고 되묻자 피해자 측은 “그렇게 얘기하면 내가 할 말이 없을 것 같애”라며 통화를 끊었습니다.

특수강간죄 - 7

이러한 정황들을 종합하면, 피해자는 처음부터 합의금을 염두에 두고 피고인들을 고소한 것으로 보입니다.

결과

법원은 피해자 진술 등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이 합동하여 폭행·협박으로 피해자를 강간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피고인들에게 각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특수강간 판결문

판결문에서 재판부는

  1. 피해자의 진술이 이 사건 공소사실과 오히려 상반되며 피고인들의 진술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는 점
  2. 주요 상황에 관하여 진술이 구체화되거나 새로운 내용이 추가되면서도 핵심적인 행동에 관해서는 기억하지 못하거나 일관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지적했습니다.

같은 상황에 처한 분들께

끝으로 가장 중요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이 사건의 의뢰인들은 처음부터 저희 사무실에 사건을 맡긴 것은 아니었습니다.

수사단계에서는 성범죄로 유명세가 있는 다른 로펌에 맡겼지만, 담당 변호사와 연락이 원활하지 않고 방어 전략도 구체적이지 않아 불안감이 커졌다고 했는데요.

그러다가 결국 저를 찾아온 겁니다.

특수강간죄는 유죄가 선고될 시 최소 3년 6개월의 실형이고, 더군다나 의뢰인들은 피해자와 합의하지 않고 유무죄를 다투고 있었기에 그 이상의 형을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찌나 불안했을지.

이처럼 촌각을 다투는 성범죄 사건에서 변호인을 교체하느라 뜬 시간을 보내선 안 될 것입니다.

물론 잘못 되어가는 것 같을 때는 교체하는 것이 맞지만, 애시당초 올바른 선택을 하여 교체할 일이 없도록 함이 이상적이겠죠.

그러니

  1. 지금 변호사를 선임한 상태이지만 교체를 고민하고 있거나
  2. 변호사를 선임하기 전이라면

아래 글을 꼼꼼히 읽어보시고 피해 없길 바라겠습니다.

도움이 되었길 소망하며 이번 글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강창효였습니다.

특수강간죄 관련 자주 묻는 질문

Q1. 특수강간죄가 성립하려면 어떤 요건이 필요한가요?

A. 2명 이상이 합동하여 폭행 또는 협박으로 피해자의 반항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한 상태에서 강간해야 성립합니다. 단순히 여러 명이 성관계를 한 것만으로는 성립하지 않으며, 폭행·협박의 정도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Q2. 특수강간죄로 유죄가 선고되면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나요?

A. 법정형이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이므로, 작량감경을 받더라도 최소 3년 6개월이 하한선입니다. 3년을 초과하는 형량에는 집행유예를 붙일 수 없어 유죄가 확정되면 사실상 실형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Q3. 피해자 진술이 유일한 증거인 사건에서도 무죄가 가능한가요?

A. 가능합니다. 대법원은 피해자 진술이 유일한 증거인 경우, 그 진술의 진실성과 정확성에 거의 의심을 품을 만한 여지가 없을 정도의 높은 증명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술의 일관성, 합리성, 객관적 정황과의 부합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여 합리적 의심이 남으면 무죄가 선고됩니다.

Q4. 성범죄 사건에서 변호인을 중간에 교체해도 되나요?

A. 현재 변호인의 방어 전략이 납득되지 않거나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면 교체를 고려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교체에 소요되는 시간이 곧 방어 준비의 공백으로 이어지므로, 처음부터 신중하게 선임하시는 것을 권합니다.

Q5. 합의 없이 무죄를 다투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가요?

A. 이번 사례처럼 합의 없이 전원 무죄를 받아낸 경우도 있습니다. 합의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변호인이 사건 기록을 얼마나 꼼꼼히 분석하여 피해자 진술의 모순과 객관적 정황을 체계적으로 제시하느냐입니다.

업무사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카촬죄변호사_1

카촬죄변호사 – 촬영물등이용협박 · 촬영물 반포 등 3개 혐의 무혐의 사례

성범죄 전담 재판부 판사 역임, 강창효 변호사입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사건은 헤어지는 연인이 앞으로 서로 지킬 약속을 정하면서 함께 촬영한 영상 한 편이, 몇 달 뒤 “성관계 영상으로 협박당했다”는 고소장이 되어 돌아온 사건입니다. 그런데 이 사건에는 사정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제가 사건을 맡았을 때, 의뢰인의 혐의는 이미 ‘인정’하는 쪽으로 기울어 있었죠. 카촬죄변호사를 찾아오시는 분들 중에는 이미 다른 곳에서 조력을 받고 계시던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 사건도 그런 경우였고요. 먼저 선임되어 있던 대형 법무법인은 협박 혐의에 대해 “이는 협박에 해당합니다”라고 의견서에 명시한 뒤, 우발적인 발언이었다는 점을 들어 정상 참작을 구하는 방향을 잡아두었습니다. 의뢰인 역시 경찰 조사에서 “그 부분은 인정합니다”라고 답한 상태였습니다. 그 상태로 저에게 기록이 넘어왔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는 전략을 택했고 전체 혐의 모두 무혐의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카촬죄변호사가 가장 먼저 짚는 성립조건과 법정형 흔히 ‘카촬죄’라고 부르는 성폭력처벌법 제14조는 생각보다 넓은 그물입니다. 많은 분들이 ‘몰래 찍는 것’만 떠올리시는데, 조문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죠. 제14조 제1항은 카메라 등을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행위를 처벌합니다.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고요. 문제는 제2항입니다. 촬영 당시에는 서로 동의했더라도, 그 이후에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퍼뜨렸다면 똑같이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집니다. 동의는 ‘찍는 것’에 대한 동의였지 ‘퍼뜨리는 것’까지 허락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죠. 연인 사이에 합의하에 남긴 영상이 이별 후 형사사건이 되는 경로가 대개 여기입니다. 그리고 제14조의3, 촬영물등이용협박이 있습니다. 촬영물을 이용해 사람을 협박한 경우인데요. 이 죄에는 벌금형이 없습니다. 1년 이상의 유기징역뿐입니다. (촬영물등이용협박에 관해서는, 2026년 초 무죄 사건도 포스팅해두었습니다.) 실제로 영상을 퍼뜨리지 않았더라도, 퍼뜨리겠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만으로 성립할 수 있다는 점도 무섭습니다. 여기에 유죄가 인정되면 신상정보 등록과 공개·고지, 취업제한까지 줄줄이 따라붙고요. 형이 끝나도 끝난 게 아닌 구조입니다. 카촬죄 전문 변호사를 찾는 분들이 대개 절박한 심정으로 검색창을 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번의 발언, 한 번의 전송으로 남은 인생의 모양이 달라질 수 있는 죄이기 때문이죠. 다만 조문을 자세히 보시면 공통점이 하나 보입니다. 촬영이든 반포든 협박이든,

스토킹변호사_1

스토킹변호사 – 스토킹 무혐의 사례

판사 역임, 강창효 변호사입니다. 이번에 전해드릴 사건은 경찰이 만든 범죄일람표에 직장 방문 3회, 전화 4회가 또박또박 적혀 있었던 스토킹 사건입니다. CCTV 영상도 있었고, 통화목록도 있었고, 112신고처리표까지 있었죠. 의뢰인 역시 찾아간 사실도 전화한 사실도 모두 인정했습니다. 그런데 검찰은 이 사건을 혐의없음으로 종결했습니다. 헤어진 연인을 찾아갔다가 덜컥 입건되어 스토킹변호사를 알아보고 계신 분이라면, 지금 가장 궁금한 것이 이것일 겁니다. 갔던 게 사실이고 전화한 것도 사실인데, 대체 여기서 무엇을 다툴 수 있느냐는 것. 다툴 것이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결정적인 것이요. 우리 의뢰인은 1년 넘게 만난 여자친구와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헤어진 지 열흘쯤 지난 어느 새벽, 술을 마신 채로 그 사람이 일하는 가게를 찾아갔죠. 며칠 뒤 경찰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편의상 의뢰인을 영철이라 부르겠습니다. 스토킹범죄 성립요건과 법정형, 스토킹변호사가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지점부터 짚고 가겠습니다. 스토킹행위와 스토킹범죄는 같은 말이 아닙니다. 스토킹처벌법은 먼저 ‘스토킹행위’가 무엇인지를 다섯 가지 유형으로 정해두었습니다. 상대방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접근하거나 따라다니는 행위, 주거·직장·학교 등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장소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 전화·문자 등으로 연락하는 행위, 물건을 보내거나 놓아두는 행위, 개인정보를 게시하는 행위. 이런 것들이죠. 그런데 여기에 해당한다고 해서 곧바로 범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은 스토킹범죄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스토킹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따로 정의해 두었거든요. 즉 행위가 있었느냐(1단계)와, 그 행위가 지속적·반복적이었느냐(2단계)는 완전히 별개의 관문입니다. 1단계를 통과해도 2단계에서 막히면 범죄가 성립하지 않고요. 이 관문이 왜 중요한지는 처벌 수위를 보시면 이해가 빠르실 겁니다. 스토킹범죄가 인정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흉기나 위험한 물건을 지니고 저질렀다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올라가죠. 숫자만 보면 다른 범죄에 비해 가볍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죄가 무서운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반의사불벌죄가 아닙니다 제정 당시 스토킹처벌법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였습니다. 그러나 2023년 개정으로 이 조항이 삭제되었죠. 피해자가 “처벌 안 원해요”라고 분명히 말해도, 수사기관은 수사를 계속할 수 있고 법원은 유죄를 선고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합의만 하면 끝날 거라 생각하고 시간을 흘려보내다가 그대로 기소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처벌불원은 여전히

통매음변호사_1

통매음변호사 – 통매음 기소유예 사례 (공무원)

성범죄 전담 재판부 판사 역임, 강창효 변호사입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사건은 통신매체이용음란 사건입니다. 의뢰인은 온라인에서 알게 되어 연락을 주고받던 상대방에게, 술에 취한 상태에서 성적인 내용의 메시지와 신체 사진을 보냈다는 이유로 고소를 당했습니다. 문제는 이분이 30년 넘게 한자리를 지켜온 지방공무원이었고, 정년이 코앞이었다는 점입니다. 통신매체이용음란죄를 두고 흔히들 “벌금이면 다행”이라고 하십니다. 실제로 상당수 사건이 벌금형으로 마무리되기도 하고요. 그런데 공무원에게는 그 ‘다행’이라는 말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벌금형 자체가 곧 자리를 잃는 사유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통매음변호사를 찾아오시는 분들 중에는 공무원, 교사, 군인처럼 신분이 걸린 분들이 유독 많습니다. 이분들의 질문은 늘 하나로 모이죠. 벌금이라도 나오면 나는 어떻게 되느냐는 것. 이 사건도 바로 그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의뢰인은 재판에 넘겨지지 않았고, 30년 공직도 그대로 지켰습니다. 통매음변호사가 짚어드리는 통신매체이용음란죄 성립조건과 법정형 성폭력처벌법 제13조는 세 가지가 모두 갖춰졌을 때 이 죄의 성립을 인정합니다.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이 있을 것 전화, 우편, 컴퓨터, 그 밖의 통신매체를 이용했을 것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음향·글·그림·영상 또는 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했을 것 법정형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성범죄 법정형만 놓고 보면 무거운 편은 아닙니다. 다만 유죄가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 대상이 되고, 사안에 따라 이수명령이나 취업제한이 따라붙을 수 있어 실제 부담은 벌금 액수만으로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대화가 오갔다고 해서 면죄부가 되지는 않습니다 상담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이겁니다. “서로 주고받던 사이인데 왜 저만 죄가 되나요.” 법원은 이 죄의 보호법익을 원하지 않는 성적 표현을 접하지 않을 권리로 봅니다. 그래서 상대방이 대화 흐름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양해한 사정이 있다면 구성요건 자체를 문제 삼아볼 여지가 생기는 것도 사실입니다. 문제는 그 양해의 범위입니다. 어떤 대화를 나누었다는 사정이, 그 뒤에 이어진 별개 행위까지 덮어주지는 않거든요. 앞선 대화의 분위기와 이후의 전송 행위는 법적으로 각각 따로 평가됩니다. 분위기를 근거 삼아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순간, 그 한 걸음이 독립된 도달 행위가 되어버리는 것이죠. 공무원에게 벌금 100만 원은 단순한 벌금이 아닙니다 지방공무원법 제31조 제6의3호와 제61조는 성폭력범죄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아 확정되면 결격사유에 해당하여 당연퇴직한다고 정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