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강창효 법률사무소
02-592-1116
카카오톡 네이버 블로그

미성년자성범죄 처벌 수위와 연령별 형량 기준 – 성범죄변호사가 알려주는 초기 대응 전략

강창효 변호사

2026-05-08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 혐의를 받게 되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어떤 처벌을 받게 되는가’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하나가 아닙니다.

피해자가 12세인지 15세인지, 가해자가 성인인지 미성년자인지, 폭행이나 협박이 있었는지 여부에 따라 적용되는 법률 자체가 달라지고, 그에 따라 형량의 범위도 극적으로 변합니다.

그래서 지금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사건이 어떤 법적 틀 안에 놓여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비로소 현실적인 대응이 가능합니다.

이 사이트에 처음 방문하신 분들을 위해 짧은 소개를 드리겠습니다.

저는 성범죄 전담재판부에서 판사를 역임한, 강창효 변호사입니다.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성범죄 사건을 전문적으로 해결해드리고 있습니다.

미성년자 성범죄는 피해자 연령과 행위 유형에 따라 적용 법률과 예상 형량이 전혀 다르게 전개됩니다.

본인의 상황과 유사한 사건에서 실제로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미리 살펴보시면 앞으로의 절차를 가늠하시는 데 도움이 되실 텐데요.

제가 수행한 성범죄 사건 사례를 이 사이트에 상세히 기록해두었으니, 이 글과 함께 참고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소개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미성년자 성범죄에서 형량을 가르는 가장 결정적인 변수가 무엇인지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미성년자 성범죄 연령별 처벌 기준과 형량

미성년자 성범죄의 처벌 수위를 결정짓는 가장 핵심적인 변수는 피해자의 연령입니다.

우리 법체계는 미성년자를 13세 미만, 13세 이상 16세 미만, 16세 이상 19세 미만으로 나누어 각기 다른 법률과 형량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같은 행위라 하더라도 피해자 나이가 한 살 차이 나는 것만으로 적용 조문이 달라지고, 이에 따라 실형과 집행유예의 경계가 갈리기도 하죠.

13세 미만 대상 — 의제강간·의제강제추행의 의미와 형량

13세 미만의 미성년자에 대해서는 이른바 ‘의제강간’이 적용됩니다.

의제강간이란,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더라도 — 설령 상대방이 동의했더라도 — 13세 미만인 사람과 성관계를 가졌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강간죄와 동일하게 처벌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왜 이런 규정이 존재하느냐.

법은 13세 미만의 아동이 성적 행위에 대해 유효한 동의를 할 수 있는 판단능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봅니다.

아이가 “좋다”고 했는지 여부는 법적으로 의미가 없다는 것이죠. 동의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형량의 수위는 행위 유형에 따라 나뉩니다.

  • 강간(성폭력처벌법 제7조 제1항):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
  • 유사강간(같은 법 제7조 제2항): 7년 이상의 유기징역
  • 강제추행(같은 법 제7조 제3항): 5년 이상의 유기징역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최소’ 형량입니다.

강간의 경우 아무리 작량감경을 하더라도 최소 5년의 징역형이 선고되며, 3년을 초과하는 징역형에는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으므로 사실상 실형이 확정적입니다.

위계나 위력을 사용한 간음·추행도 같은 수준으로 처벌되고, 13세 미만 피해자에 대한 성범죄는 공소시효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13세 이상 16세 미만 대상 — 아동·청소년 성보호법 적용 기준

2020년 형법 개정으로 의제강간의 기준 연령이 13세에서 16세로 상향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19세 이상의 성인이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미성년자를 간음하면, 폭행·협박 여부와 무관하게 형법 제305조 제2항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집니다.

다만, 가해자가 19세 미만이라면 이 조항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동일한 행위라도 가해자의 나이에 따라 적용 법률이 완전히 달라지는 대목이죠.

한편, 폭행이나 협박을 수반한 강간의 경우에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제7조가 적용됩니다.

19세 미만의 아동·청소년을 폭행 또는 협박으로 강간하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지며, 유사강간은 5년 이상의 유기징역, 강제추행은 2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천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합니다.

정리하면, 13세 이상 16세 미만 피해자에 대한 성범죄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성인 가해자가 폭행·협박 없이 간음한 경우(형법 제305조 제2항)와,

폭행·협박을 동반한 경우(아청법 제7조)입니다.

전자는 3년 이상, 후자는 5년 이상으로 형량의 하한선 자체가 다릅니다.

사건 초기 대응 — 진술 전략과 증거 확보 방법

미성년자 성범죄 사건에서 초기 대응의 방향은 이후 수사와 재판의 전 과정에 영향을 미칩니다.

첫 진술이 불리하게 잡히면 이를 번복하는 데 들어가는 노력은 몇 배로 불어나죠.

가해자·피해자·보호자 각 입장에서 초기에 점검해야 할 사항을 나누어 말씀드리겠습니다.

가해자·보호자 입장에서의 초기 진술 주의사항

수사기관의 첫 조사에서 가장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일단 해명부터 하겠다’는 태도입니다. “장난이었다”, “진지한 관계였다”, “합의 하에 한 것이다” — 이런 식의 즉흥적 해명은 오히려 행위 자체를 인정하는 진술로 고정될 위험이 있습니다.

특히 의제강간이 적용되는 사안에서는 상대방의 동의 여부가 법조상 의미가 없으므로, ‘합의’를 강조하는 진술은 범행 사실만 확인시켜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미성년자인 줄 몰랐다”는 주장은 실무에서 자주 등장하지만, 이 주장이 받아들여지려면 구체적인 정황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몰랐다”고만 진술하는 것으로는 부족하고요,

예컨대

  • 상대방의 SNS 프로필에 기재된 나이
  • 대화 중 나이에 관한 언급
  • 만남 장소와 시간대
  • 상대방의 외모나 행동 양식 등

객관적 정황이 종합적으로 뒷받침되어야 비로소 검토의 여지가 생깁니다.

아울러 휴대전화 포렌식은 미성년자 성범죄 수사에서 거의 필수적으로 수반됩니다.

메신저 대화 기록, 통화 내역, 위치 정보, CCTV 등 객관적 증거가 어떤 상태로 남아 있는지를 사전에 점검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증거를 인멸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어떤 증거가 이미 존재하고, 그것이 자신에게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미리 파악해야 방어 전략의 방향을 잡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피해자·보호자 입장에서의 증거 보존과 신고 절차

피해 사실을 알게 된 직후, 보호자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증거를 보존하는 것입니다.

채팅 기록, 사진, 영상 등 디지털 증거는 삭제되거나 변조되기 쉬우므로, 발견 즉시 화면을 캡처하고 원본 파일을 별도로 저장해두어야 합니다.

메신저 대화의 경우 대화방 전체를 내보내기 기능으로 백업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신체적 증거가 있는 경우에는 가능한 한 빨리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진료 기록을 남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신체 증거는 소실되고, 이후 수사 과정에서 입증이 어려워질 수 있죠.

진술을 준비할 때에는 감정이나 추측보다 사실 중심으로 정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무서웠다’, ‘불쾌했다’는 감정의 표현도 중요하지만,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를 구체적으로 기억해두는 것이 수사기관에게 가장 도움이 됩니다.

특히 미성년자 피해자의 경우 반복 진술에 따른 2차 피해가 우려되므로, 최초 진술을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하는 것이 이후의 부담을 줄여줍니다.

디지털 성범죄 유형별 처벌과 대응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오프라인에만 머무르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메신저, SNS, 랜덤채팅을 통해 미성년자에게 접근하고, 디지털 공간에서 성적 착취가 이루어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죠.

법률도 이에 발맞춰 처벌 범위를 넓혀왔습니다.

온라인 그루밍·성착취물 제작·유포의 처벌 수위

온라인 그루밍이란,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미성년자에게 접근하여 신뢰를 형성한 뒤 성적 대화나 행위를 유도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2021년 아청법 제15조의2 신설을 통해 이 행위 자체가 독립된 범죄로 규정되었습니다.

19세 이상의 사람이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아동·청소년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대화를 지속적·반복적으로 하거나, 성적 행위를 하도록 유인·권유하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2025년에는 미수범 처벌 조항과 오프라인 그루밍 처벌 규정까지 신설되어 처벌의 범위가 한층 넓어졌습니다.

성착취물의 경우 단계별로 처벌 수위가 다릅니다.

  • 제작·수입·수출(아청법 제11조 제1항):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 영리 목적 판매·대여·배포(같은 조 제2항): 5년 이상의 유기징역
  • 배포·제공·공연전시(같은 조 제3항): 3년 이상의 유기징역
  • 구입·소지·시청(같은 조 제5항): 1년 이상의 징역

제작 단계에서 무기징역까지 가능하다는 점, 그리고 단순 소지나 시청만으로도 1년 이상의 실형에 처해질 수 있다는 점은 반드시 기억해두어야 합니다.

‘보기만 했다’는 변명이 통하지 않는 구조입니다.

딥페이크 피해 시 증거 확보와 대응 순서

딥페이크 합성물, 즉 AI를 활용해 실존 인물의 얼굴이나 신체를 성적으로 합성·가공한 영상물에 대한 처벌도 대폭 강화되었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에 따라,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영상물을 편집·합성·가공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2024년 법 개정으로 ‘반포 목적’ 없이 단순 제작만으로도 처벌이 가능해졌고, 소지·시청까지 처벌 대상에 포함되었습니다.

대상이 아동·청소년이라면 아청법 제11조가 적용되어 처벌이 더욱 무거워집니다.

제작의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죠.

피해를 입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삭제 요청이 아니라 증거 확보입니다.

합성물의 URL, 게시된 플랫폼, 게시 일시, 게시자 정보 등을 캡처하여 보존해야 합니다. 삭제 요청을 먼저 하면 게시물이 사라진 뒤 증거가 남지 않아 수사에 지장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를 위한 지원 기관으로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전화 02-735-8994)가 있으며, 삭제 지원과 수사 연계, 법률 상담까지 통합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피해자 보호 절차와 2차 피해 방지

미성년자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는 수사와 재판이라는 긴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 과정 자체가 피해자에게 또 다른 고통이 될 수 있기에, 법은 미성년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별도의 절차를 마련해두고 있습니다.

수사·재판 과정에서의 절차적 보호

미성년 피해자의 진술은 영상녹화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이는 반복 진술에 따른 심리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영상녹화된 진술은 일정 요건 하에 법정에서 증거로 사용됩니다. 피해자가 법정에 직접 출석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있는 것이죠.

진술 과정에서는 신뢰관계인이 동석할 수 있습니다.

부모, 보호자, 상담사 등 피해자가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함께 자리하는 것인데, 13세 미만 피해자의 경우에는 신뢰관계인 동석이 의무적입니다.

재판 과정에서는 피해자와 피고인이 직접 대면하지 않도록 차폐시설을 설치하거나, 비디오 중계 방식으로 진술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

피해자의 인적사항이 공개되지 않도록 하는 신원 보호 조치와, 사건 관련 언론 보도에서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의 게재를 금지하는 규정도 마련되어 있죠.

심리·의료·법률 지원 체계

미성년 성범죄 피해자와 그 가족을 위한 통합 지원 기관으로 해바라기센터가 전국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해바라기센터에서는 의료 지원(응급 진료, 증거 채취), 심리 상담, 수사 지원, 법률 상담을 한곳에서 받을 수 있어, 여러 기관을 따로 찾아다닐 필요가 없습니다.

아울러 심리 회복 프로그램의 경우, 사건 직후의 급성 스트레스 반응에 대한 단기 개입부터 장기적인 트라우마 치료까지 단계별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학교 복귀나 사회 적응이 어려운 경우에는 교육 지원과 연계되기도 하죠.

이러한 지원은 피해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에게도 제공됩니다.

미성년자 성범죄, 대응의 방향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미성년자 성범죄는 피해자의 연령에 따라 적용 법률과 형량이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범죄입니다.

13세 미만이냐, 16세 미만이냐에 따라 의제강간 적용 여부가 갈리고, 가해자의 연령에 따라 적용 조문 자체가 바뀝니다.

디지털 영역으로 확장된 성범죄에 대해서도 법률은 빠르게 대응 범위를 넓혀왔고, 온라인 그루밍이나 딥페이크 합성물에 대한 처벌은 점점 무거워지는 추세입니다.

어느 입장에서든, 이 사건의 결과를 좌우하는 것은 초기 대응의 방향입니다.

첫 진술의 내용, 증거의 보존 상태, 법적 쟁점의 파악 — 이 세 가지가 사건 전체의 흐름을 결정짓습니다.

글을 읽다가 궁금한 점이 생기셨거나 성범죄전변호사의 견해가 필요하셨던 분은 아래 글을 통해 연락주셔도 좋습니다.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이만 글을 마치겠습니다. 지금까지 강창효 변호사였습니다.

미성년자성범죄 관련 자주 묻는 질문

Q.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는 현재 어떤 상황인가요?

A. 현행법상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미성년자는 촉법소년으로서 형사처벌 대신 보호처분을 받습니다. 2026년 2월 이재명 대통령이 촉법소년 기준 연령을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하면서 논의가 본격화되었으나, 두 달간의 공론화를 거친 사회적대화협의체는 2026년 4월 현행 만 14세 기준을 유지하는 방향의 권고안을 의결하였습니다. 연령 하향이 실제 범죄 감소로 이어진다는 근거가 부족하고 낙인 효과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이달 중 국무회의에 보고될 예정입니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도 형사책임 최저 연령으로 만 14세 이상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Q. 상대방이 미성년자인 줄 몰랐다고 주장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단순히 “몰랐다”는 주장만으로는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법원은 피해자의 나이를 인식하지 못한 데 대한 구체적인 정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예컨대 SNS 프로필에 기재된 나이, 대화 중 나이에 관한 언급, 상대방의 외모나 행동, 만남 장소와 시간대 등이 검토 대상이 됩니다. 나이를 확인하려는 시도 자체가 전혀 없었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고, 반대로 상대방이 적극적으로 나이를 속인 정황이 객관적 증거로 뒷받침된다면 무죄의 여지가 열릴 수 있습니다.

Q. 미성년자 성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신상정보 등록·취업 제한은 어떻게 되나요?

A.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로 유죄가 확정되면, 형사처벌 외에도 장기간에 걸친 부수 처분이 뒤따릅니다. 신상정보 등록은 최소 20년에서 최대 30년까지 의무화되며, 그 기간 동안 주소 변경 등 인적 사항을 관할 기관에 신고해야 합니다.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의 경우 신상정보가 공개·고지될 수 있고, 학교·학원·어린이집·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 최대 10년간 취업이 제한됩니다. 이러한 부수 처분은 형기를 마친 이후에도 지속되므로, 사회생활 전반에 걸쳐 오랜 기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업무사례 카테고리의 글

준유사강간_집행유예_1

준유사강간 – 집행유예 사례

성범죄 전담 재판부 판사 역임, 강창효 변호사입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사건은 준유사강간 혐의로 기소된 의뢰인이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사례입니다. 2024년 법률사무소 개업 후 처음 수임한 성범죄 사건이고, 의뢰인이 20대 초반으로 어리기도 하여 더욱 신경이 쓰였는데요. 결국 목표한 대로 구속을 면할 수 있게 되어 다행입니다. 앓던 이가 빠진 기분입니다. 의뢰인은 군 복무 중 휴가를 나와 같은 학과 동기인 피해자, 그리고 또 다른 동기 한 명과 함께 저녁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1차에서 와인을, 2차에서 화이트 와인을 나누어 마셨고, 새벽 2시경 술자리가 끝난 뒤 의뢰인은 피해자와 함께 피해자의 자취방으로 이동했죠. 그곳에서 남은 술을 더 마시고 좁은 싱글침대에서 나란히 잠들었는데 — 그날 밤 벌어진 신체 접촉이 준유사강간으로 기소에 이른 것입니다. 이 사건에는 특별한 사정이 있었습니다. 의뢰인은 수사단계에서 다른 로펌을 선임하여 혐의를 부인하고 있었습니다. 정황만 놓고 보면, 다투어볼 여지가 충분한 사건이었고요. 그러나 제가 기록을 검토한 끝에 내린 판단은 달랐습니다. 녹취록, 카카오톡 대화, 참고인 진술 — 기록 곳곳에 혐의 부인 전략의 근간을 흔드는 증거들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전략을 선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혐의를 인정하고, 합의 성사와 양형 변론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기로 한 것이죠. 준유사강간죄의 성립조건과 법정형 준유사강간은 형법 제299조에 따라,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유사강간 행위를 한 경우 성립합니다. (만취, 약물 복용, 잠든 상태 등) 유사강간이란 성기, 항문에 손가락 등 신체의 일부 또는 도구를 삽입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의뢰인이 술에 취해 잠든 피해자의 가슴을 만지고 음부에 손가락을 삽입한 행위가 공소사실의 핵심이었습니다. 법정형은 2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며, 벌금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기록이 말해준 것, 그리고 전략의 선회 이 사건에서 가장 중요했던 판단은 혐의를 다툴 것인가, 인정할 것인가였습니다. 정황만 보면 다투어볼 여지가 있었습니다 의뢰인과 피해자는 같은 학과 동기로, 3년 가까이 알고 지낸 사이였습니다. 의뢰인은 피해자와 이른바 ‘썸’을 타고 있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카카오톡과 인스타그램 DM으로 자주 연락을 주고받았으며, 이전에 단둘이 전시를 보고 밥을 먹는 데이트를 한 적도 있었죠. 사건 당일에도 피해자가 의뢰인에게 자신의 자취방에서 재워주겠다고 먼저 제안했습니다. 당시 의뢰인의 집은 대전이었고, 피해자는 술이 많이 취한 의뢰인에게 잠깐 자고 가라고

강간무고-강간무혐의_1

강간무고 – 무혐의 불기소 사례

성범죄 전담 재판부 판사 역임, 강창효 변호사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여성과 술자리를 가진 뒤 모텔에서 성관계를 하였으나, 이후 강간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어 검찰에까지 송치된 사건을 다루어보겠습니다. 상대방은 성관계 당시의 상황을 몰래 녹음한 파일까지 증거로 제출하였고, 그 녹음에는 “하지 마”라고 말한 정황이 담겨 있었죠. 강간죄는 일단 검찰에 송치되면 무혐의 처분을 받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하물며 “하지 마”라는 음성이 녹음된 상황에서는, 수사기관 입장에서 이를 거부 의사 표현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죠. 그런 만큼 이 사건은 처음부터 녹록치 않았습니다. 그러나 녹음파일 전체를 면밀히 분석하고 사건 전후의 객관적 정황을 하나하나 재구성한 결과, 검찰은 이 사건에 대하여 혐의없음(증거불충분) 불기소 처분을 내렸습니다. 강간죄의 성립요건과 법정형 강간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경우에 성립합니다(형법 제297조). 법정형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폭행 또는 협박’의 정도입니다. 대법원은 강간죄에서의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어야 한다고 보고 있고, 그 판단에 있어서는 유형력을 행사한 당해 폭행 및 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 당시의 정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대법원 1999. 4. 9. 선고 99도519 판결 등 참조). 즉, “싫다”는 의사 표현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강간이 성립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성관계가 이루어졌더라도, 그 과정에서 행사된 폭행·협박이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러야 비로소 강간죄가 성립합니다. 법정형이 3년 이상인 만큼 유죄가 인정되면 실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 한 문장이면 강간 혐의가 가진 무게감을 충분히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무거운 처벌이 따르는 죄인 만큼, 이 사건에서도 가장 치열하게 다투어진 쟁점은 바로 의뢰인이 상대방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협박을 행사하였는가 하는 점이었습니다. 이 사건의 변호 전략 의뢰인은 경찰 수사 단계에서는 다른 변호사의 조력을 받고 있었으나, 검찰 송치가 유력해지면서 저를 찾아오셨습니다. 제가 사건을 넘겨받았을 때, 경찰 단계에서 송치를 막기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따라서 저는 전략의 무게중심을 검찰 단계에 두었습니다. 검사가 이 사건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경찰 수사에서 충분히 조명되지 못한 객관적 정황들을 처음부터 다시 정리하여 변호인 의견서에 담는 데 집중했죠.

카촬죄선고유예_1

카촬죄선고유예 – 지하철 현행범 체포

성범죄 전담 재판부 판사 역임, 강창효 변호사입니다. 2025년 기준 1심 무죄율은 1.06%, 선고유예 판결이 내려진 비율은 0.86% 였습니다. 그중에서도 성범죄는 사회적 비난 수준이 높고, 이에 따라 법정형도 엄중하여 선고유예가 더욱 드문데요. 지난주 카메라등이용촬영 사건에서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습니다. 1심 실형 → 2심 벌금형 카촬죄 사건 2개도 이 사이트에 게시해놓았으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본 사건의 의뢰인은 퇴근길 지하철역 출구 에스컬레이터에서 앞에 서 있던 여성 2명의 치마 내부를 휴대전화로 촬영하다가, 뒤에 있던 시민에게 현장에서 발각되었습니다. 곧바로 경찰에 현행범 체포되었고, 휴대전화가 압수되어 포렌식이 진행되었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재판부는 형의 선고를 유예하였고, 공개·고지명령 면제, 이수명령과 취업제한명령까지 모두 부과하지 않았습니다. 선고유예는 판사가 내릴 수 있는 가장 관대한 판결으로써, 심지어 전과조차 남지 않습니다. 카촬죄선고유예, 어떤 조건이 갖춰져야 할까? 카메라등이용촬영죄는 카메라 등을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면 성립합니다(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1항). 법정형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아울러 카메라등이용촬영죄 선고유예는 형법 제59조에 근거한 제도입니다. 법원이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형의 선고 자체를 하지 않는 것으로, 판결이 확정된 후 2년이 경과하면 면소된 것으로 간주됩니다. 사실상 전과 기록이 남지 않게 되는 셈이죠. 그런데 선고유예에는 “개전의 정상이 현저한 때”라는 엄격한 요건이 붙습니다. 나아가 성범죄의 경우 사회적 비난 수준이 높은 만큼 재판부가 이 판단에 대단히 신중할 수밖에 없고, 실제로 성범죄 사건에서 선고유예가 선고되는 경우는 무척 드뭅니다. 이처럼 높은 벽을 넘으려면 “반성합니다”라는 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정면으로 직시하고 재범 방지를 위해 구체적인 행동을 보여야 하며, 그 행동들이 재판부의 눈에 진정성 있게 비춰져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저는 바로 그 점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습니다. 현행범 체포라는 불리한 조건에서의 변호 전략 에스컬레이터 위에서 시민에게 발각되어 현행범으로 붙잡힌 사건(게다가 치마 속). 더불어 의뢰인에게는 이 글에서 말씀드리지 못할 불리한 사정도 여럿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사건을 맡은 순간부터 카촬죄선고유예를 최종 목표로 설정했습니다. 재판부에 “이 사람에게는 한 번 더 기회를 줘야 한다”는 확신을 심어주기 위해, 수사 단계부터 선고 직전까지 양형자료를 치밀하게 쌓아 나갔죠. 1) 재범 방지를 위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