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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분 문서

아청법합의 끝에 징역 3년 감형 판결문

아청법 합의 끝에 징역 6년 → 3년 감형 사례

강창효 변호사

2026-04-01

성범죄 전담 재판부 판사 역임, 강창효 변호사입니다.

1심 징역 6년. 법정구속.

의뢰인의 가족이 저를 찾아온 건 이 선고가 내려진 직후였습니다. 법정에서 수갑이 채워지는 아들을 지켜본 부모님이, 그날부터 항소심 변호사를 찾아 나선 것입니다.

의뢰인은 랜덤채팅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만 16세 피해자를 알게 되었고, 서울 구경을 시켜주겠다며 피해자를 지방에서 서울로 초대한 뒤 에어비앤비 숙소에서 성관계를 가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피임약 복용을 시키고, 나체 사진을 요구하여 전송받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미성년 피해자에 대한 미성년자의제강간까지 더해져,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위계등간음), 유사성행위, 성착취물제작·배포등 등 무려 8개 죄명이 경합된 중대 사건이었습니다.

1심에서는 피해자와의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중형이 선고되었습니다. 아청법합의가 양형에 미치는 영향이 이토록 절실한 사건도 흔치 않았습니다. 저는 항소심을 맡으면서, 1심에서 이루지 못한 것들을 하나하나 쌓아올리기로 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원심은 파기되었고 형량은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아청법합의, 형량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이른바 아청법은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에 대해 매우 높은 법정형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의 주된 혐의인 아청법상 위계등간음의 법정형은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입니다.

여기에 유사성행위, 성착취물 제작, 미성년자의제강간, 아동복지법 위반 등이 경합하면 형량의 상한은 크게 올라갑니다.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죄명과 법정형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죄명 적용 법조 법정형
위계등간음 아청법 제7조 제5항→제1항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
성착취물 제작 아청법 제11조 제1항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
유사성행위 아청법 제7조 제2항 5년 이상 유기징역
미성년자의제강간 형법 제305조 제2항→제297조 3년 이상 유기징역
성착취물 소지 아청법 제11조 제5항 1년 이상 유기징역
아동에 대한 성적 학대 아동복지법 제71조, 제17조 제2호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
성착취목적 대화 아청법 제15조의2 제1항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미성년자 유인 형법 제287조 10년 이하 징역

이 사건처럼 8개 죄명이 경합되면 아청법 징역 선고는 사실상 불가피합니다. 문제는 그 징역이 몇 년이 되느냐인데, 바로 여기서 합의 여부가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형사재판에서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는 양형에서 가장 무거운 비중을 차지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특히 아청법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미성년이기 때문에 피해자 본인뿐 아니라 법정대리인인 부모의 의사까지 함께 고려됩니다.

피해자와 그 부모가 모두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는 경우와, 끝까지 엄벌을 요구하는 경우 사이에는 양형 결과에 상당한 격차가 존재하죠.

그렇기 때문에 아청법 사건에서 합의를 이루어내는 것은 단순히 ‘하면 좋은 것’이 아니라, 형량의 폭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입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미성년 자녀가 성범죄 피해를 입은 부모 입장에서 가해자와 합의를 받아들이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합의가 난항을 겪는 것이 아청법 사건의 현실이고, 이 사건 역시 그러했습니다.

이처럼 합의가 어려울 때, 성범죄전문변호사가 어떤 전략으로 그 벽을 넘느냐가 사건의 향방을 결정짓습니다.

성범죄 재판부 판사 역임, 강창효 변호사의 항소심 전략

저는 이 사건의 항소심을 맡으면서, 아청법합의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습니다.

1심에서 합의에 실패한 채 징역 6년이 선고된 이상, 이 벽을 넘지 않고서는 의미 있는 감형을 기대하기 어려웠습니다.

동시에 합의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법원이 원심을 파기할 만큼의 판단 근거를 만들어내려면, 의뢰인의 반성과 갱생 의지를 여러 방향에서 입증해야 했습니다.

1) 합의 실패에서 공탁으로, 공탁에서 처벌불원으로

의뢰인은 항소심에서도 피해자 측과 합의를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끝내 용서를 받지 못했습니다.

여기서 멈추었다면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 겁니다. 저는 의뢰인에게 형사공탁을 제안했습니다.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피해 회복에 대한 진정성 있는 의지를 객관적 자료로 법원에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었습니다.

의뢰인은 피해자를 위해 2,000만 원을 형사공탁했습니다. 단순히 돈을 맡긴 것이 아닙니다. 피해자와 그 가족이 입은 고통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고 회복을 돕고 싶다는 마음을 담은 것이었습니다.

아청법합의_1

그리고 이 진정성이 통했습니다. 결국 피해자 본인과 법정대리인 모두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으며 선처를 바란다”는 합의서와 처벌불원서를 법원에 제출한 것입니다.

합의가 안 된다고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공탁이라는 우회로를 택하고, 꾸준히 반성의 진정성을 보여주었을 때 비로소 길이 열렸습니다.

아청법합의_5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별도 사건의 또 다른 피해자마저도 의뢰인에 대한 선처 탄원서를 자필로 작성해 주었습니다.

이 피해자는 원심에서 이미 처벌불원 의사를 밝힌 바 있었는데, 의뢰인이 징역 6년이라는 중형을 선고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안타까운 마음에 다시 한번 선처를 호소한 것입니다.

아청법합의_2

2) 자백과 반성 — 항소심에서 달라진 태도

의뢰인은 원심에서 일부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항소심에 이르러, 원심에서 부인했던 혐의를 모두 자백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는 뜻을 법원에 전달했습니다.

뒤늦은 자백이라 해도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이제라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죄하는 태도”를 양형에서 유의미하게 고려합니다. 끝까지 부인으로 일관하는 것과,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고개를 숙이는 것 사이에는 법원이 느끼는 무게감에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3) 범죄심리상담과 재범위험성 평가

의뢰인은 수감 중에도 할 수 있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범죄심리상담센터에서 약 한 달간 전문 심리상담을 받으며, 올바른 성적 가치관을 확립하고 왜곡된 인식을 바로잡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그 결과, 한국판 성폭력범죄자 재범위험성 평가에서 “재범 우려 매우 낮음”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 동종 전과 없음
  • 이번 사건을 전적으로 수용하고 반성 중임
  • 향후 유사 상황에서 동일한 행동을 보이지 않을 것으로 판단됨

이러한 평가 결과는 법원이 양형을 결정할 때 실질적인 참고자료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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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수감이라는 제약 속에서도 스스로 변화의 과정을 밟아 나갔다는 사실은, 반성이 말뿐이 아니라 행동으로 뒷받침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했습니다.

4) 168회의 접견 — 가족의 간절한 탄원

의뢰인의 부모는 법정구속 이후 약 9개월에 걸쳐,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접견을 이어갔습니다. 총 168회. 아들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온몸으로 보여준 것입니다.

부친은 신장암으로 신장 절제 수술을 받고 투병 중이었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접견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탄원서에는 “하나뿐인 아들이 출소하면 함께 거주하며, 다시는 법을 어기지 않도록 목숨을 다해 훈육하겠다”는 각오가 담겨 있었습니다.

아청법합의_4

모친은 아들의 구속 이후 우울증과 불면증에 시달리면서도, “출소하면 평생 피해자분들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아들과 함께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며 선처를 호소했습니다.

가족들의 이 같은 보호 의지와 의뢰인 본인의 확고한 갱생 의지가 결합되었을 때, 법원은 재범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판단할 근거를 갖게 됩니다.

결과 ─ 원심 파기, 징역 6년에서 3년으로

서울고등법원은 원심의 양형이 부당하다고 판단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의뢰인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였습니다.

아청법합의를 이끌어내고 양형 변론을 충실히 수행한 결과, 형량이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1심에서 합의 없이 징역 6년을 선고받았던 의뢰인이, 항소심에서 합의·공탁·자백·반성·심리상담·가족 탄원이라는 양형 자료를 하나하나 쌓아 올린 끝에 도달한 결과입니다.

아울러 원심에서 부과되었던 공개명령과 고지명령도 면제되었습니다.

법원은 의뢰인에게 성범죄 전과가 없어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실형 선고와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만으로도 재범 방지 효과를 충분히 거둘 수 있다고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였습니다.

1심 실형 선고 이후에도 포기하지 마십시오

이 사건을 통해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1심에서 중형이 선고되고, 법정구속까지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아직 끝난 것이 아닙니다. 항소심은 새로운 기회이고, 그 기회를 어떻게 채워 넣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의 결과를 바꾼 것은 하나의 결정적 증거가 아니었습니다. 진심 어린 자백과 반성, 피해 회복을 위한 공탁, 끝내 피해자 측의 마음을 돌린 합의 노력, 재범위험성을 낮추기 위한 심리상담, 그리고 168회에 이르는 가족의 접견과 탄원. 이 모든 것이 벽돌처럼 하나하나 쌓여 법원의 판단을 움직인 것입니다.

특히 아청법 징역 선고가 불가피한 중대 사건일수록, 양형 변론의 밀도가 실형의 기간을 좌우합니다. 같은 실형이라도 6년과 3년은 전혀 다른 삶입니다.

지금 1심 결과에 절망하고 계시다면, 혹은 아청법 사건으로 막막한 상황에 놓여 계시다면, 가능한 한 빠르게 양형 변론의 방향을 잡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도움이 되었길 소망하며 이번 글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강창효였습니다.

아청법합의, 자주 묻는 질문

Q1. 아청법 사건에서 피해자와 합의하면 집행유예가 가능한가요?

A. 집행유예는 선고형이 3년 이하의 징역인 경우에만 법률적으로 가능합니다. 따라서 합의를 했다 하더라도 반드시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것은 아니며, 죄명의 수, 범행의 경위, 피해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형량이 결정됩니다. 다만 합의와 처벌불원은 양형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므로, 집행유예 가능성을 높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Q2. 피해자와 합의가 되지 않으면 다른 방법이 있나요?

A.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형사공탁을 통해 피해 회복 의지를 법원에 보여줄 수 있습니다. 공탁은 합의와 동일한 효력은 아니지만, 진정성 있는 피해 회복 노력으로 양형에 유리하게 반영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합의가 성사되지 않자 2,000만 원을 공탁하였고, 이후 피해자 측이 처벌불원 의사로 돌아섰습니다.

Q3. 아청법합의 금액은 보통 어느 정도인가요?

A. 합의금은 사건의 성격, 피해의 정도, 죄명의 수와 경위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므로 일률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아청법 사건은 피해자가 미성년이므로 법정대리인의 의사가 중요하며, 금전적 합의뿐 아니라 진심 어린 반성과 피해 회복 노력이 함께 수반되어야 합니다. 구체적인 금액은 사건 내용을 살펴본 뒤 변호사와 상담하시기를 권합니다.

Q4. 1심에서 법정구속되었는데 항소심에서 감형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항소심은 1심 판결에 대한 재심리 절차이므로, 1심 이후 새로운 양형 자료가 확보되면 형량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 피해자와의 합의, 반성과 자백, 범죄심리상담, 가족의 탄원 등은 항소심에서 새롭게 제출할 수 있는 대표적인 양형 자료입니다. 이 사건에서도 이러한 자료들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 원심이 파기되고 형량이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Q5. 아청법 사건에서 공개명령·고지명령은 반드시 부과되나요?

A. 반드시 부과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성범죄 전과 유무, 재범위험성, 실형 및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통한 재범 방지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면제 여부를 판단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초범인 점과 재범위험성이 매우 낮다는 평가 등이 고려되어 공개명령과 고지명령이 모두 면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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