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역임, 강창효 변호사입니다.
이번에 전해드릴 사건은 경찰이 만든 범죄일람표에 직장 방문 3회, 전화 4회가 또박또박 적혀 있었던 스토킹 사건입니다.
CCTV 영상도 있었고, 통화목록도 있었고, 112신고처리표까지 있었죠. 의뢰인 역시 찾아간 사실도 전화한 사실도 모두 인정했습니다.

그런데 검찰은 이 사건을 혐의없음으로 종결했습니다.
헤어진 연인을 찾아갔다가 덜컥 입건되어 스토킹변호사를 알아보고 계신 분이라면, 지금 가장 궁금한 것이 이것일 겁니다. 갔던 게 사실이고 전화한 것도 사실인데, 대체 여기서 무엇을 다툴 수 있느냐는 것.
다툴 것이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결정적인 것이요.
우리 의뢰인은 1년 넘게 만난 여자친구와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헤어진 지 열흘쯤 지난 어느 새벽, 술을 마신 채로 그 사람이 일하는 가게를 찾아갔죠. 며칠 뒤 경찰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편의상 의뢰인을 영철이라 부르겠습니다.
스토킹범죄 성립요건과 법정형, 스토킹변호사가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지점부터 짚고 가겠습니다. 스토킹행위와 스토킹범죄는 같은 말이 아닙니다.
스토킹처벌법은 먼저 ‘스토킹행위’가 무엇인지를 다섯 가지 유형으로 정해두었습니다. 상대방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접근하거나 따라다니는 행위, 주거·직장·학교 등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장소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 전화·문자 등으로 연락하는 행위, 물건을 보내거나 놓아두는 행위, 개인정보를 게시하는 행위. 이런 것들이죠.
그런데 여기에 해당한다고 해서 곧바로 범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은 스토킹범죄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스토킹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따로 정의해 두었거든요.
즉 행위가 있었느냐(1단계)와, 그 행위가 지속적·반복적이었느냐(2단계)는 완전히 별개의 관문입니다. 1단계를 통과해도 2단계에서 막히면 범죄가 성립하지 않고요.
이 관문이 왜 중요한지는 처벌 수위를 보시면 이해가 빠르실 겁니다.
스토킹범죄가 인정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흉기나 위험한 물건을 지니고 저질렀다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올라가죠.
숫자만 보면 다른 범죄에 비해 가볍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죄가 무서운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반의사불벌죄가 아닙니다
제정 당시 스토킹처벌법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였습니다. 그러나 2023년 개정으로 이 조항이 삭제되었죠. 피해자가 “처벌 안 원해요”라고 분명히 말해도, 수사기관은 수사를 계속할 수 있고 법원은 유죄를 선고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합의만 하면 끝날 거라 생각하고 시간을 흘려보내다가 그대로 기소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처벌불원은 여전히 중요한 양형 자료이지만, 그것만으로 사건이 닫히지는 않는다는 점을 반드시 알고 계셔야 합니다.
수사 초기부터 잠정조치가 따라붙습니다
스토킹 사건은 다른 형사사건과 흐름이 다릅니다. 신고 즉시 경찰의 긴급응급조치가 내려지고, 이어서 법원의 잠정조치 결정이 붙죠.
100미터 이내 접근 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 금지, 나아가 유치장 유치까지 가능합니다. 위반하면 그 자체로 별도의 처벌 대상이 되고요.
혐의가 확정되기도 전에 생활에 제약이 걸린다는 점, 그래서 초기 대응의 무게가 다른 사건보다 훨씬 무겁다는 점이 이 죄의 특징입니다.
결국 스토킹 무혐의 여부는 “몇 번 찾아갔나”, “몇 번 전화했나”라는 산수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그 행위들이 법이 말하는 지속성과 반복성이라는 관문을 통과하는 구조인지, 바로 거기에서 갈립니다. 그리고 영철의 사건은 정확히 그 관문 앞에서 멈춰 섰습니다.
범죄일람표 일곱 줄에 숨어 있던 것
경찰이 검찰로 넘긴 송치결정서에는 범죄일람표가 붙어 있었습니다. 순번 1번부터 7번까지, 일시와 장소와 증거관계가 칸칸이 채워진 표였죠.
읽어보면 이렇습니다. 피해자가 차단 의사를 밝혔음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직장을 3회 찾아가고 4회 전화하여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스토킹 행위를 반복적으로 하였다.
표로 정리된 일곱 줄을 세로로 훑으면 누구라도 같은 인상을 받게 됩니다. 이 사람, 계속 찾아다녔구나.
그런데 저는 그 표의 일시 칸을 봤습니다.
- 1번 : 02:42 — 직장 방문
- 2번 : 03:54 — 직장 방문
- 3번 : 05:00 — 직장 방문
- 4번 : 05:00 — 전화
- 5번 : 05:13 — 전화(부재중)
- 6번 : 05:13 — 전화
- 7번 : 05:28 — 전화
일곱 줄이 전부 같은 날, 그것도 새벽 2시간 46분 안에 들어와 있었습니다.
즉 이 표는 일곱 번의 스토킹을 기록한 것이 아니라, 하룻밤을 일곱 조각으로 잘라 놓은 것이었죠. 심지어 5번은 상대방이 받지 않은 부재중 발신이고, 7번은 현장에 있던 경찰관이 대신 받은 12초짜리 통화였습니다.
영철이 그날 왜 그렇게 움직였는지도 조사 과정에서 하나씩 정리해 나갔습니다. 가게 앞에서 오토바이를 세우는 소리가 났고, 헤어진 연인이 다른 남자와 팔짱을 끼고 근처 식당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게 됐죠.
그 남자와는 절대 만날 일이 없다고 여러 번 들었던 터라, 영철은 가게 앞에서 한참 생각을 정리하다가 결국 안으로 들어가 셋이 담배를 피우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말이 통하지 않자 신고가 들어왔고요.
경찰의 귀가 조치를 받고 집으로 걸어가던 중 근처에 있던 친구들을 만나 한 시간쯤 이야기를 하다 나왔는데, 횡단보도 신호가 바뀌자 홀린 듯 다시 가게 쪽으로 걸어갔다고 했습니다. 그러고는 또 전화를 걸었고요. 마지막 전화는 상대방의 부재중 전화가 먼저 와 있어서 되건 것이었습니다.
가게 도어락 비밀번호를 눌렀던 장면도 CCTV에 남아 있었습니다. 이 부분이 특히 불리해 보일 수 있는 대목인데, 영철은 비밀번호가 이미 바뀐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럼 왜 눌렀느냐. 가게 안 강아지들이 짖으면 자기가 왔다는 걸 알릴 수 있으니까요. 들어가려던 것이 아니라, 인기척을 내려던 것이었습니다.

경찰조사 입회는 제가 직접 들어갔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조서 한 줄의 뉘앙스는 나중에 되돌리기가 대단히 어렵기 때문에, 사실관계는 숨김없이 인정하되 각 행위의 동기와 시간 구조가 조서에 정확히 남도록 정리하는 것이 그날의 목표였죠.
변호 전략 — 3주 전에 나온 대법원 판결
사건을 검토하던 중, 대법원이 마침 2026. 4. 16. 선고 2026도2108 판결로 이 쟁점에 관한 판단 기준을 명시적으로 내놓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 사건이 벌어지기 불과 3주 전이었죠. 스토킹변호사로서 이 판결을 어떻게 이 사건에 얹느냐가 승부처라고 봤습니다.

1) 10분간 차를 따라다닌 것도 ‘지속성’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 사건의 피고인은 승합차를 몰다 피해자 차량을 발견하고 약 3km를 10분간 따라갔습니다(제1행위). 그리고 두 달 반 뒤 피해자를 다시 발견하자 6분간 불법 유턴으로 차를 돌려 휴대전화로 촬영하며 접근했고요(제2행위).
원심은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이를 파기환송했죠.
‘지속적’이란 행위가 1회만 있었더라도 상당한 시간 동안 계속되어 그 자체로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킬 만한 경우를 말하는데, 10분과 6분은 그런 정도에 이르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나아가 두 행위는 “일회성 내지 비연속적인 단발성 행위가 2회에 걸쳐 이루어진 것으로 보일 뿐”이어서 반복성도 증명되지 않았다고 봤고요.
그리고 대법원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가벌성의 한계를 못 박았습니다. 짧은 시간의 단속적 행위에 그치거나, 일회성·비연속적 단발성 행위가 여러 번 이루어진 것에 불과한 경우라면, 각 행위를 별개의 범죄로 처벌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스토킹처벌법 위반죄로는 처벌할 수 없다고 말이죠.
2) 잠시 머물다 돌아간 시간과, 받지 않은 전화
이 법리를 영철의 사건에 그대로 대어봤습니다.
영철이 가게 앞에 머문 시간은 길지 않았습니다. 잠시 이르렀다가 이내 돌아가기를 되풀이했을 뿐, 가게 안으로 들어가 소란을 피우거나 상대방을 오래 붙잡아 둔 사실이 없었죠. 밖에서 죽치고 기다린 일도 없었고요.
전화는 더 단순합니다. 일람표에 오른 네 통 중 상당수가 부재중 발신에 그쳤고, 마지막 한 통은 경찰관이 받은 12초짜리였습니다. 응답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발신에서 시간적 계속성이란 애초에 성립할 여지가 없습니다.
10분간의 차량 추종조차 “상당한 시간 동안 계속된 행위”가 아니라고 본 판결에 비추어 보면, 잠깐 머물다 돌아가는 행위와 응답 없는 부재중 발신이 그 기준을 넘어설 수는 없습니다. 지속성에 관한 증명이 없다는 결론이 자연스럽게 나오죠.
3) 일곱 개의 행위가 아니라, 하나의 밤이었습니다
반복성은 더 분명했습니다.
문제된 행위 전부가 단 하루의 새벽, 두 시간 반 남짓한 시간 안에 몰려 있었습니다. 그 사이 방문과 전화가 각각 몇 차례 있었다 하더라도, 이는 하나의 기회에 이루어진 짧고 단속적인 행위들이 잘게 나뉘어 일람표에 산입된 것일 뿐입니다. 서로 다른 기회에 걸쳐 스토킹이 되풀이된 경우와는 실질이 전혀 다르고요.
대법원이 “일회성 내지 비연속적인 단발성 행위가 여러 번 이루어진 것에 불과한 경우”를 처벌 대상에서 굳이 배제해 둔 것은, 바로 이런 사안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봤습니다.
여기에 더해 결정적인 사정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영철은 그 새벽 이전에도, 그리고 그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도 상대방을 찾아가거나 연락한 사실이 전혀 없었습니다. 문제된 행위가 결별 과정의 그 하룻밤에 오롯이 갇혀 있고, 앞뒤로는 아무것도 없다는 것. 이 사건이 ‘계속되는 일련의 스토킹’이 아니라 그날 밤에 한정된 단발적 사건이었음을 이보다 잘 보여주는 사정은 없었죠.
4) 여섯 번 반복된 패턴, 그리고 차단 당일의 대면
고의도 다퉜습니다.
두 사람은 1년 넘게 만나면서 다툼 → 일시적 차단 → 가게 방문 → 대면 화해 → 일상 복귀라는 패턴을 여섯 차례 이상 반복해 왔습니다. 다툴 때마다 “차단할게”, “내 집에서 나가”, “오지마 내집에” 같은 말이 오갔지만, 매번 영철이 찾아가 얼굴을 보고 푸는 방식으로 관계가 이어졌죠.
특히 이 사건 며칠 전, 상대방이 차단 의사를 밝힌 바로 그날 밤에도 두 사람은 전화로 대화를 나눴고 가게에서 직접 만나기까지 했습니다.
이런 경과 속에 있던 사람에게 이번 차단만은 종국적·확정적 거절이었다고 단정할 수 있을까요. 저는 어렵다고 봤습니다. 영철의 행위는 오래 이어온 관계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감정이 채 정리되지 않은 채 종전에 서로 용인되어 오던 방식을 그대로 되풀이한 것이지, 상대방에게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겠다는 인식과 의욕에서 비롯된 것이 결코 아니었습니다.

가게 밖에서 이루어진 대면 과정에서도 강압적 언동이나 위협적 행동은 단 한 번도 없었고요.
5) 예비적으로, 양형까지 함께 준비했습니다
법리 다툼이 주된 전략이었지만, 검사께서 달리 판단하실 가능성에도 대비했습니다.
영철은 사건 이후 잠정조치를 성실히 이행했고, 그 기간 중 단 한 번도 위반하거나 추가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습니다. 더 중요한 건 잠정조치가 이미 종료된 뒤에도 스스로 접근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강제력이 없는 상태에서의 자제만큼 재범 위험이 없다는 점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는 없죠.
상대방 역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명백히 밝혔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그렇게 진술했을 뿐 아니라, 영철에게 직접 미워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으며 잘 지내기를 바란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고요.
혐의없음이 어렵다면 기소유예의 선처를 구한다는 예비적 변론까지 담아 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결과 — 혐의없음(증거불충분) 불기소
검찰의 판단은 의견서의 논리를 그대로 받았습니다.
불기소이유서는 먼저 영철이 상대방의 직장을 찾아가고 전화를 시도한 사실 자체는 인정된다고 적었습니다. 그리고 지속적·반복적의 의미에 관하여, 각 행위 상호간에 일시 장소의 근접, 방법의 유사성, 기회의 동일, 범의의 계속 등 밀접한 관계가 있어 그 전체를 일련의 반복적 행위로 평가할 수 있어야 하며, 그렇게 평가될 수 없는 일회성 내지 비연속적인 단발성 행위가 수차 이루어진 것에 불과한 경우에는 이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죠.

그러면서 이 사건은 약 3시간에 걸쳐 이루어진 것으로서 “일련의 반복적인 행위가 아닌 시간적으로 근접한 일회성 행위”로 평가할 수 있는 점, 긴급응급조치 결정 이후 접근하거나 연락한 사정이 없어 보이는 점 등을 참작하면 스토킹범죄에 해당한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결론지었습니다.
혐의없음(증거불충분).
기소도, 기소유예도 아니었습니다. 전과는 물론 어떤 처분 기록도 남지 않았고, 영철은 미뤄두었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죠. 스토킹변호사를 찾아오시는 분들께 제가 늘 말씀드리는 것이 있는데, 사실을 인정하는 것과 죄가 성립하는 것은 전혀 다른 층위의 문제라는 겁니다. 이 사건이 그 말을 증명해주었습니다.
같은 상황에 계신 분들께
이 사건을 전해드리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수사기관이 만든 범죄일람표를 받아들고 나면, 대부분 그 표에 압도되어 버립니다. 일곱 줄이 빼곡히 적혀 있고, 증거관계 칸에는 CCTV와 통화목록이 또박또박 들어가 있죠. 그걸 보는 순간 ‘이건 빠져나갈 구멍이 없구나’ 하고 마음을 접게 됩니다.
그런데 그 표에서 정말로 봐야 할 곳은 증거관계 칸이 아니라 일시 칸이었습니다. 행위가 몇 개인지가 아니라, 그 행위들이 몇 개의 기회에 흩어져 있는지가 이 죄의 성패를 가릅니다.
물론 모든 사건이 이렇게 풀리지는 않습니다. 여러 날에 걸쳐, 여러 기회에 걸쳐 접근과 연락이 이어졌다면 같은 법리로 다툴 수 없습니다. 이럴 때는 다투는 대신 피해 회복과 재범 방지에 자원을 집중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인 선택이고요. 저는 상담에서 이 구분을 가장 먼저 말씀드립니다. 될 사건과 안 될 사건을 솔직하게 나눠 드리는 것이 상담의 기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다만 한 가지는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스토킹 무혐의를 다투든 양형으로 방향을 잡든, 그 판단은 첫 조사를 받기 전에 내려져야 합니다. 조사실에서 나온 말 한마디가 조서에 박히고 나면 되돌리기가 대단히 어렵거든요. 이 사건에서도 각 행위의 동기를 조사 단계에서 정확히 진술해 둔 것이, 넉 달 뒤 검찰의 판단에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지금 긴급응급조치나 잠정조치 통지를 받고 막막하신 상황이라면, 혼자 정리하려 애쓰기보다 기록 전체를 놓고 상의하실 수 있는 자리를 먼저 만드시길 권해드립니다.
스토킹변호사에게 자주 묻는 질문
아래는 상담에서 반복적으로 받는 질문들입니다.
Q1. 헤어진 연인에게 몇 번 연락하면 스토킹이 되나요?
A. 횟수만으로 정해지는 기준은 없습니다. 스토킹범죄는 스토킹행위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이루어졌을 때 성립하는데, 대법원은 ‘지속적’을 상당한 시간 동안 계속되어 그 자체로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는 경우로, ‘반복적’을 각 행위 사이에 시간적 근접성과 장소적 연관성, 범의의 단일성과 계속성이 인정되어 전체를 일련의 반복적 행위로 평가할 수 있는 경우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연락 횟수보다는 그 행위들이 서로 다른 기회에 걸쳐 이루어졌는지가 훨씬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하룻밤 사이에 몰려 있는 여러 차례의 연락과, 몇 주에 걸쳐 이어진 몇 차례의 연락은 법적 평가가 전혀 달라질 수 있습니다.
Q2. 찾아간 사실을 인정하면 무조건 처벌받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사실관계를 인정하는 것과 범죄가 성립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접근이나 연락 사실이 인정되더라도 지속성과 반복성이라는 구성요건이 증명되지 않으면 스토킹범죄로 처벌할 수 없고, 스토킹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본문에서 소개해드린 사건도 방문과 전화 사실을 모두 인정한 상태에서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습니다. 오히려 무리하게 사실관계를 부인하다 객관적 증거와 어긋나면 신빙성 전체가 흔들려 불리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스토킹변호사와 함께 무엇을 인정하고 무엇을 다툴지를 먼저 정리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Q3. 긴급응급조치나 잠정조치를 받았는데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 우선 결정된 내용을 문자 그대로, 예외 없이 지키셔야 합니다. 접근금지나 연락금지를 위반하면 그 자체로 별도의 처벌 대상이 되고 본안 사건의 판단에도 치명적으로 작용합니다. 반대로 조치를 성실히 이행한 사실, 특히 조치가 종료된 뒤에도 스스로 접근하지 않은 사실은 재범 위험이 없음을 보여주는 유력한 자료가 됩니다. 실제로 본문 사건에서도 긴급응급조치 이후 접근한 사정이 없다는 점이 불기소이유서에 참작 사유로 명시되었습니다. 조치가 지나치게 과중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취소나 변경을 구하는 절차도 마련되어 있으니, 임의로 대응하지 마시고 기록을 근거로 정식 절차를 밟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