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강창효 법률사무소
02-592-1116
카카오톡 네이버 블로그

처분 문서

성추행무혐의 불송치 결정서

성추행무혐의, 강제추행 등 3개 혐의 불송치 사례

Picture of 강창효 변호사
강창효 변호사

2026-04-01

성범죄 전담 재판부 판사 역임, 강창효 변호사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의원에서 상담실장으로 근무하던 의뢰인이, 같은 의원의 원장으로부터 방실침입·폭행·강제추행 총 3건의 혐의로 고소당했으나 전 혐의 불송치(무혐의) 결정을 받아낸 사례를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성추행무혐의 사건이라고 하면 흔히 남성이 가해자인 경우를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러나 우리 의뢰인은 여성이었고, 고소인은 남성 원장이었습니다. 직장 내에서 동갑내기 동료로 해외 출장까지 함께 다니며 장난을 주고받던 사이였는데, 관계가 틀어지자 그동안의 장난이 하루아침에 ‘범죄’로 둔갑한 것입니다.

더욱 주목할 점은 고소인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겠다며 직접 제출한 녹취록이, 오히려 의뢰인의 무고함을 증명하는 결정적 증거가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성추행무혐의, 어떤 경우에 받을 수 있을까?

이 사건에서 의뢰인에게 씌워진 혐의는 세 가지였습니다. 방실침입, 폭행, 그리고 강제추행. 각각의 무게가 가볍지 않습니다.

먼저 강제추행죄는 폭행 또는 협박을 수단으로 상대방의 신체를 추행할 때 성립합니다.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행위자에게 추행의 고의가 있어야 성립합니다.

둘째,  해당 행위가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위에 해당할 때 성립합니다.

두 가지가 모두 충족되어야 강제추행이 성립합니다.

방실침입죄는 사람이 사용하고 있는 방실에 침입하는 행위로,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고, 폭행죄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합니다.

이처럼 세 가지 혐의가 동시에 걸리면, 설령 각각의 법정형이 강제추행보다 낮더라도 수사 단계에서 느끼는 압박감은 상당합니다.

특히 성추행 불송치 결정을 받기 위해서는 각 혐의별로 범죄 구성요건이 충족되지 않음을 개별적으로, 그리고 설득력 있게 입증해야 합니다. 혐의가 많다는 것은 곧 무너뜨려야 할 벽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저는 이 세 개의 벽을 어떻게 무너뜨렸을까요.

세 건의 혐의, 하나하나 허물다

이 사건의 배경을 먼저 말씀드려야 합니다.

의뢰인은 의원에서 상담실장으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고소인은 같은 의원의 원장이었고, 두 사람은 동갑내기였죠.

아울러 의뢰인의 업무 특성상 고소인과 거의 매일 얼굴을 맞대고 일해야 했고, 해외 출장도 여러 차례 함께 다녔습니다. 업무 외적으로도 반말을 쓸 정도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고요.

그러나 두 사람의 관계는 어느 시점부터 급격히 틀어졌습니다.

고소인이 의뢰인에게 동료로서의 선을 넘는 발언을 하기 시작했고, 감정적 다툼이 잦아진 겁니다.

의뢰인은 의원의 대표원장에게 이러한 고충을 토로했으나, 대표원장은 “참고 넘어가라”, “원장이 원장다워하고 실장이 실장다워야 하는 거니 배우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넘어가자”라며 의뢰인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이 불합리한 권력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이 사건의 변호 전략에서 핵심 전제였습니다.

저는 의뢰인으로부터 사건의 전후 맥락을 면밀히 청취한 뒤, 세 건의 혐의 각각에 대해 범죄 구성요건이 충족되지 않음을 수십페이지 분량의 변호인의견서에 담아 성추행무혐의 결정을 이끌어냈습니다.

1) 방실침입 — 고객 상담 기록으로 업무 목적을 입증하다

고소인은 의뢰인이 자신이 용변을 보고 있는 남자 화장실의 문을 두 차례 열었다며 방실침입을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상황을 시간대별로 되짚어보면 전혀 다른 그림이 나옵니다. 그날 오후, 의뢰인은 고객으로부터 시술 관련 상담 문의를 받고 있었습니다.

고소인이 해당 고객에게 추가 자료를 보내달라고 요청한 상태였고, 의뢰인은 시술 방법에 대한 설명을 고소인에게 확인받아야 했습니다. 고객이 실제로 자료를 보내온 시각, 의뢰인이 고소인을 찾아 올라간 시각, 이 모든 것이 온라인 상담 기록에 분 단위로 남아 있었습니다.

저는 이 상담 기록을 변호인의견서에 첨부하여, 의뢰인이 화장실 문을 연 것은 오로지 시급한 업무를 처리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해프닝이었음을 입증했습니다.

의뢰인은 고소인이 화장실에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고, 문을 열자마자 냄새를 맡고 놀라서 즉시 닫았을 뿐 화장실 내부로 한 걸음도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성추행무혐의_4

경찰도 이 점을 받아들여 “피의자가 남자 화장실의 출입문을 열었다는 사정만으로는 범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2) 폭행 — 출장지에서의 맥락이 말해주는 것

고소인은 의뢰인이 원장실에서 자신의 왼쪽 얼굴을 주먹으로 1회 때렸다고 주장했습니다. 우리 의뢰인도 고소인의 뺨 부근에 손을 갖다 댄 사실 자체는 인정했습니다. 다만 그것은 ‘때린 것’이 아니었습니다.

당시는 해외 출장을 앞둔 시점이었고, 화장실 사건 이후 다소 멀어졌던 두 사람의 관계가 어느 정도 회복된 상태였습니다. 고소인이 먼저 의뢰인에게 장난식으로 말을 건넸고, 의뢰인은 “원장님이 너무 했다”라고 하면서 주먹을 얼굴 근처에 아주 살짝 갖다 대었습니다.

저는 막상 출장 당시 두 사람의 사이는 나쁘지 않았으며, 친근함 또는 화해의 표현으로 위와 같은 행동을 한 것일 뿐, 의뢰인이 진심으로 고소인을 폭행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음을 변호인의견서에 적시했습니다.

경찰 역시 병원 내 참고인들의 진술을 통해 두 사람이 평소 티격태격하며 장난을 많이 치는 사이였음을 확인했고, “피의자가 피해자의 뺨을 접촉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폭행의 범의로 때렸는지 불분명하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3) 강제추행 — 고소인의 녹취록이 오히려 의뢰인을 구하다

가장 무거운 혐의였습니다.

고소인은 두 가지 행위를 강제추행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나는 1) 의뢰인이 자신의 엉덩이를 주먹으로 1회 때렸다는 것, 다른 하나는 공항으로 향하는 2) 택시 뒷좌석에서 의뢰인이 자신의 등 뒤로 누워 엉덩이에 얼굴을 갖다 대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먼저 의원 내 사건을 살펴보겠습니다. 그날은 출장을 가는 날이었고, 의뢰인은 고소인의 사무실에 짐을 빼러 방문했습니다.

고소인이 의뢰인에게 미안했는지 “왜 이렇게 빠져 있나, 귀여운 매력이 있어”라고 말하자, 의뢰인도 “으이구” 하면서 장난식으로 주먹으로 살짝 허리를 쳤습니다.

고소인은 이 과정에서 의뢰인에게 “의사 가운만 챙기면 된다”고 말한 적도 있고, 의뢰인이 “제가 원장님 하인이나”라고 하자 “이름 이쁘다, 너 이름 하인으로 해라”라고 답하며 의뢰인이 장난으로 씩씩거리기도 했습니다. 당시 분위기는 전혀 나쁘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결정적이었던 것은 고소인이 직접 수사기관에 제출한 녹취록이었습니다.

고소인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라며 녹취 파일을 제출했는데, 정작 그 녹취록에는 의뢰인이 장난스럽게 친 것처럼 말하는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고소인이 스스로 제출한 증거가 오히려 의뢰인의 ‘장난’ 주장을 뒷받침해버린 것입니다.

택시 안 사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의뢰인은 전날 밤을 샌 상태로 심하게 졸렸고, 고소인이 먼저 “너 빨리 그냥 잠이나 자라”고 말했습니다.

의뢰인이 “원장님 무릎에서 자도 되나”고 물었고, 고소인은 이를 거절하면서 “속이 좀 안 좋다, 옆으로 가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고소인이 실제로 옆으로 조금 이동을 해주었고, 그 공간에 의뢰인이 옆으로 누우면서 이마가 고소인의 신체에 닿게 된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 행위가 고의적인 추행이 아니라 피곤한 상태에서 발생한 우발적이고 비의도적인 접촉에 불과함을 변호인의견서에서 구체적으로 논증했습니다.

4) 사과했으니 범행을 인정한 것 아닌가? — 카카오톡이 보여준 진실

수사 과정에서 한 가지 위험한 대목이 있었습니다. 의뢰인이 고소인에게 사과한 적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칫 이 사과가 범행 시인으로 해석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과의 맥락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나옵니다. 의원 내에서 직접 매출을 일으키는 사람은 고소인이었고, 대표원장은 철저히 고소인의 편이었습니다.

의뢰인이 대표원장에게 “제가 힘들다”고 토로해도 “참고 넘어가라”는 답변이 돌아왔고, 고소인과의 갈등을 보고해도 대표원장은 고소인의 말만 듣고 의뢰인을 몰아세웠습니다. 의원 내에서 의뢰인이 의지할 만한 사람은 전혀 없었습니다.

저는 의뢰인과 대표원장 사이의 카카오톡 대화, 의뢰인과 다른 직원 사이의 메시지 등을 변호인의견서에 첨부하여 이 불합리한 역학관계를 수사관에게 생생하게 전달했습니다.

성추행무혐의_2

의뢰인의 사과는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는 취지가 결코 아니었고, 이 불합리한 관계 속에서 그나마 상황을 빨리 무마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사과의 내용도 이 사건 피의사실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고소인과의 갈등 과정에서 했던 ‘막말’에 대한 사과였을 뿐이었습니다.

결과 — 전 혐의 불송치

경찰은 세 건의 혐의 모두에 대해 불송치를 결정했습니다.

방실침입에 대해서는 “범죄 인정되지 아니하여 혐의 없다”고 판단했고, 폭행과 강제추행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하여 혐의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성추행무혐의 결정은 단순히 ‘증거가 부족해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수사기관이 사건의 구체적 경위, 양측의 관계, 행위의 맥락, 그리고 범의의 존재 여부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내리는 판단입니다.

이 사건에서 수사관이 그러한 결론에 이를 수 있었던 것은 변호인의견서를 통해 각 혐의별로 범죄 구성요건이 왜 충족되지 않는지를 구체적인 증거와 함께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추행무혐의_3

저는 우리 의뢰인이 원내에서 힘이 없었고, 이로 감내해 온 불이익과 딱한 사정을 전달하려 무척 노력했습니다.

상대가 제시한 프레임 안에서 보면 우리 의뢰인이 큰 잘못을 한 것 같고, 평소에도 크고 작은 잘못을 꾸준히 해 온 것처럼 보일 우려가 있었는데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수사관님이 올바른 프레임에서 사건을 바라볼 수 있도록, 진실된 맥락을 전달하려 한 것이죠.

불송치 결정서를 보면, 우리 쪽이 제시한 프레임 안에서 사건이 해석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직장 내 성추행 혐의, 초기 대응이 갈림길입니다

이 사건이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직장 내에서 아무렇지 않게 주고받던 장난이 관계가 틀어진 뒤 형사 고소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위험한 것은 ‘사과’입니다. 상대방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또는 직장 내 분위기를 위해 무심코 건넨 사과 한마디가 수사 단계에서 범행 시인으로 둔갑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의 의뢰인도 그러한 위기에 놓여 있었지만, 카카오톡 대화 기록이라는 구체적 증거를 통해 사과의 진짜 맥락을 수사관에게 전달할 수 있었기에 무혐의를 받아낼 수 있었습니다.

성추행무혐의 불송치 결정서

성추행 불송치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수사 초기 단계에서의 대응이 중요합니다.

혐의를 다투는 사건에서 첫 번째 경찰 조사의 진술이 향후 사건의 방향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사건에서도 경찰 조사 전에 의뢰인으로부터 사건의 전후 맥락을 빠짐없이 청취하고, 유리한 증거를 선별하여 변호인의견서에 담아 수사관에게 제출했습니다.

직장 내 관계에서 비롯된 억울한 혐의로 고통받고 계신 분이 있다면, 혼자서 대응하기보다 빠른 시일 내에 성범죄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으시길 당부드립니다.

성추행무혐의 관련 자주 묻는 질문

Q1. 강제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데 성추행무혐의를 받을 수 있을까요?

A. 강제추행죄가 성립하려면 추행의 고의와 함께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위가 있어야 합니다. 행위의 경위, 양측의 관계, 당시 상황 등을 종합하여 이러한 요건이 충족되지 않음을 입증하면 무혐의 결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핵심은 구체적인 증거를 통해 수사기관을 설득하는 것입니다.

Q2. 직장 동료와 장난을 쳤을 뿐인데 강제추행으로 고소당했습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 장난과 범죄의 경계는 행위의 객관적 성격, 양측의 관계, 당시 분위기 등을 종합하여 판단됩니다. 평소 두 사람이 장난을 주고받는 사이였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는 증거(카카오톡 대화, 동료 진술 등)가 중요합니다. 가능한 빨리 변호사를 선임하여 수사 초기부터 유리한 증거를 정리하고 전략적으로 대응하시길 권합니다.

Q3. 상대방에게 사과한 적이 있는데, 이것이 범행 인정으로 해석될 수 있나요?

A. 사과의 내용과 맥락에 따라 다릅니다. 직장 내 관계 유지를 위해 했던 사과, 또는 피의사실과 무관한 다른 이유로 했던 사과는 범행 인정으로 볼 수 없습니다. 다만 수사기관이 사과를 범행 시인으로 오해할 수 있으므로, 사과의 진짜 맥락을 구체적 증거로 뒷받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Q4. 경찰 수사 단계에서 변호인의견서를 제출하는 것이 효과가 있나요?

A. 매우 효과적입니다. 변호인의견서는 수사관이 불송치 여부를 판단할 때 중요한 참고자료가 됩니다. 특히 혐의를 다투는 사건에서는 경찰 조사 전에 의뢰인에게 유리한 증거를 정리하고, 각 혐의별로 범죄 구성요건이 왜 충족되지 않는지를 체계적으로 논증하여 제출하는 것이 결과에 큰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Q5. 여러 건의 혐의가 동시에 걸렸을 때 무혐의를 받기가 더 어렵나요?

A. 혐의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각각에 대해 개별적으로 반박해야 하므로 변호의 난이도가 올라갑니다. 다만 반대로, 여러 건의 혐의가 모두 관계 악화에서 비롯된 억지 주장임을 보여줄 수 있다면, 하나의 혐의만 있을 때보다 고소 동기의 부당성을 더 효과적으로 부각시킬 수 있습니다. 사건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맥락을 수사관에게 전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업무사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카촬죄선고유예_1

카촬죄선고유예 – 지하철 현행범 체포

성범죄 전담 재판부 판사 역임, 강창효 변호사입니다. 2025년 기준 1심 무죄율은 1.06%, 선고유예 판결이 내려진 비율은 0.86% 였습니다. 그중에서도 성범죄는 사회적 비난 수준이 높고, 이에 따라 법정형도 엄중하여 선고유예가 더욱 드문데요. 지난주 카메라등이용촬영 사건에서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습니다. 1심 실형 → 2심 벌금형 카촬죄 사건 2개도 이 사이트에 게시해놓았으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본 사건의 의뢰인은 퇴근길 지하철역 출구 에스컬레이터에서 앞에 서 있던 여성 2명의 치마 내부를 휴대전화로 촬영하다가, 뒤에 있던 시민에게 현장에서 발각되었습니다. 곧바로 경찰에 현행범 체포되었고, 휴대전화가 압수되어 포렌식이 진행되었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재판부는 형의 선고를 유예하였고, 공개·고지명령 면제, 이수명령과 취업제한명령까지 모두 부과하지 않았습니다. 선고유예는 판사가 내릴 수 있는 가장 관대한 판결으로써, 심지어 전과조차 남지 않습니다. 카촬죄선고유예, 어떤 조건이 갖춰져야 할까? 카메라등이용촬영죄는 카메라 등을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면 성립합니다(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1항). 법정형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아울러 카메라등이용촬영죄 선고유예는 형법 제59조에 근거한 제도입니다. 법원이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형의 선고 자체를 하지 않는 것으로, 판결이 확정된 후 2년이 경과하면 면소된 것으로 간주됩니다. 사실상 전과 기록이 남지 않게 되는 셈이죠. 그런데 선고유예에는 “개전의 정상이 현저한 때”라는 엄격한 요건이 붙습니다. 나아가 성범죄의 경우 사회적 비난 수준이 높은 만큼 재판부가 이 판단에 대단히 신중할 수밖에 없고, 실제로 성범죄 사건에서 선고유예가 선고되는 경우는 무척 드뭅니다. 이처럼 높은 벽을 넘으려면 “반성합니다”라는 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정면으로 직시하고 재범 방지를 위해 구체적인 행동을 보여야 하며, 그 행동들이 재판부의 눈에 진정성 있게 비춰져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저는 바로 그 점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습니다. 현행범 체포라는 불리한 조건에서의 변호 전략 에스컬레이터 위에서 시민에게 발각되어 현행범으로 붙잡힌 사건(게다가 치마 속). 더불어 의뢰인에게는 이 글에서 말씀드리지 못할 불리한 사정도 여럿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사건을 맡은 순간부터 카촬죄선고유예를 최종 목표로 설정했습니다. 재판부에 “이 사람에게는 한 번 더 기회를 줘야 한다”는 확신을 심어주기 위해, 수사 단계부터 선고 직전까지 양형자료를 치밀하게 쌓아 나갔죠. 1) 재범 방지를 위한

성범죄무고 무고죄 검찰송치

성범죄 무고 – 무고죄 역고소 가능할까? | 검찰송치 사례

성범죄 전담 재판부 판사 역임, 강창효 변호사입니다. 본 글의 의뢰인은 이번 무고죄 고소 사건을 포함하여, 저에게 총 3번 사건을 맡긴 분입니다. 첫 번째 사건(강제추행, 카촬 → 혐의없음 불송치) 두 번째 사건(카촬 → 혐의없음 불송치) 세 번째 사건(무고죄 고소 → 검찰송치) 그중 첫 번째 사건은 한 인터넷 방송 플랫폼의 여캠 BJ로부터 강제추행·카메라등이용촬영 혐의로 고소를 당한 사건이었는데요. 의뢰인은 이 BJ에게 수천만 원 상당을 후원하여 이른바 ‘회장’까지 오른 시청자였고, 석 달 가까이 매일 카카오톡과 보이스톡으로 연락하며 BJ 쪽에서 먼저 자신의 신체 사진과 동영상을 보내줄 만큼 가까운 사이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 의뢰인이 더 이상 방송 후원을 하지 않자 돌연 영상 삭제를 요구하더니 급기야 고소를 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저는 석 달간의 카카오톡 대화내역을 한 줄 한 줄 분석한 수십페이지 분량의 변호인 의견서를 제출하여, 두 혐의 모두 불송치 결정을 받아냈습니다. 당시 사건의 자세한 경위는 아래 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의뢰인은 위 사건을 맡길 당시, 무고죄 역고소까지 함께 진행하고 싶어했습니다. 물론 실무적으로 보면 형사 사건을 방어함과 동시에 상대방을 무고로 고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두 사건이 함께 진행되면 수사기관이 볼 적에 사건 구조가 복잡해지고, 무엇보다 원 사건 수사가 불필요하게 길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죠. 의뢰인의 경우 우선 강제추행·카촬 사건에서 불송치 결정을 확정적으로 받아 두고, 그 이후에 무고 사건을 제기하는 편이 훨씬 간명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후 계획대로 불송치 결정이 내려졌고, 저와 의뢰인은 약속대로 무고죄 고소까지 진행한 것입니다. 성범죄무고, 역고소로 정말 처벌까지 가능할까? 무고죄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했을 때 성립합니다(형법 제156조).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거짓 신고로 타인의 인생을 뒤흔든 행위인 만큼, 법이 정한 형벌의 무게 역시 가볍지 않습니다. 그런데 현실에서 성범죄 무고죄로 역고소하여 실제 처벌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서울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무고죄로 검거된 인원 중 검찰에 송치된 비율은 인원 기준 약 10%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90%는 수사 단계에서 혐의없음 처리되거나 각하됩니다. 이 높은 벽의 원인은 성립 요건의 까다로움에 있습니다. 무고죄가 인정되려면

스토킹잠정조치

스토킹잠정조치 처분 취소 사례 | 스토킹처벌법 잠정조치

판사 역임, 강창효 변호사입니다. 어느 날 저녁, 의뢰인에게서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스토킹잠정조치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법원에서 위치추적 전자장치, 이른바 전자발찌 부착 결정이 내려졌다는 것이었습니다. 의뢰인은 저희 사무실로 달려오다 접촉사고까지 냈고, 사무실에 도착한 것은 밤 10시가 넘어서였습니다. 떨리는 손으로 서류를 꺼내놓고 사건 경위를 설명하는데, 들을수록 단순한 잠정조치 위반 사건이 아니었습니다. 우리 의뢰인과 피해자는 과거 연인 사이였습니다. 의뢰인은 피해자의 부탁으로 어머니한테서 3,000만 원을 빌려 건네준 적이 있었는데, 이후 채무 관계가 꼬이면서 피해자 쪽에서 의뢰인을 스토킹으로 반복 고소했고, 결국 잠정조치까지 내려진 상황이었는데요. 정작 잠정조치 기간 중 먼저 연락을 해온 것은 피해자였습니다. 처벌불원을 도와주겠다고 손을 내밀어놓고, 조건이 맞지 않으면 의뢰인의 연락만 골라 신고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었고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불과 4일 만에 전자발찌 부착 결정을 취소시켰습니다. 스토킹처벌법의 입법 취지와는 달리 억울하게 고소 당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만일 스스로 생각하기에 억울한 혐의를 받고 계신 것 같으시다면, 아래 글들을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스토킹 사건 피의자들을 변호하며 수사관들의 강압적이고 불공정한 태도를 숱하게 목격해왔기 때문에 여러분이 겪었을 부당한 대우와 그 심경을 잘 알고 있습니다. 스토킹 사건이 살인 등 흉악범죄로 번지는 일이 올해도 계속되는 가운데 선량한 시민들만 수사 기관에서 애꿎은 무시를 당하는 것 같아 법률가로서 무척 걱정스럽고 화가 납니다. 스토킹잠정조치, 위반하면 전자발찌까지 부착될 수 있다? 스토킹처벌법 잠정조치란 스토킹처벌법에 따라 법원이 스토킹 행위자에게 내리는 보호 조치를 말합니다. 피해자에 대한 접근 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 금지 일정 거리 이내 접근 제한 등 이 이에 해당합니다. 잠정조치 자체도 가볍지 않지만, 진짜 무서운 것은 이를 위반했을 때 뒤따르는 결과입니다. 스토킹처벌법 제9조 제1항에 따르면, 법원은 잠정조치를 위반한 행위자에게 구치소 유치 또는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잠정조치 위반 행위 자체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별도의 범죄가 됩니다(스토킹처벌법 제18조 제2항). 전자발찌는 단순한 불편함의 문제가 아닙니다. 발목에 장치를 부착한 채 출근하고, 사람을 만나고, 일상을 이어가야 합니다. 직업에 따라서는 그 자체만으로 근무가 불가능해지기도 하고, 주변의 시선과 사회적 낙인까지 감수해야 하죠. 이처럼 잠정조치 위반의 결과는 결코 가볍지 않기에, 법원의 결정이 부당하다면 항고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