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전담 재판부 판사 역임, 강창효 변호사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성매매처벌법 위반, 즉 성매매 혐의로 1심에서 벌금 200만 원의 유죄 판결을 받았던 의뢰인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사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은 시크로드라는 마사지 커뮤니티를 통해 알게 된 마사지 업소를 두 차례 방문했습니다.
건전한 마사지를 받으러 간 것이었는데, 해당 업소가 단속되면서 장부에 이름이 올라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성매매 혐의를 받게 된 것입니다.
“유사성행위는 없었습니다.”
의뢰인은 수사 단계부터 재판까지 이 말을 되풀이했지만, 수사기관도, 1심 법원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성매매처벌법, 유죄가 되면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1항은 성매매를 한 사람을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벌금 몇 백만 원이라고 하면 대수롭지 않게 느끼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스웨디시 단속에 걸려 유죄가 확정되면 그것은 곧 성범죄 전과 기록입니다. 벌금 200만 원을 내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이후 취업, 인사 검증, 각종 관공서 제출 서류에서 전과 사실이 따라다닙니다.
특히 성매매 전과는 사회적 시선까지 고려하면 그 무게가 훨씬 큽니다.
공무원이나 교직에 종사하는 분이라면 징계 사유가 될 수 있고, 사기업 재직중이라 하더라도 인사 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결코 가볍지 않은 결과가 따르는 만큼, 유죄와 무죄를 가르는 증명의 기준 역시 엄격해야 합니다.
형사재판에서는 검사가 범죄사실을 합리적 의심이 없는 정도로 증명해야 하고, 그에 미치지 못하면 설령 의심이 남더라도 무죄로 판단해야 합니다(대법원 2003도5255). 이번 사건의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었습니다.
장부에 이름만 있으면 유죄인가? — 수사 미진과 직접증거의 부재
이 사건에서 수사기관은 해당 업소를 방문한 남성은 모두 유사성행위를 받았을 것이라는 예단을 가지고 수사를 진행했습니다. 업소 장부에 연락처가 적혀 있고, 방문 사실이 확인되면 성매매 혐의가 인정된다고 본 것이죠.
그러나 정작 의뢰인에게 마사지를 해준 담당 관리사의 진술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우리 의뢰인이 지명한 관리사를 포함한 20여 명의 관리사에 대한 조사 자체가 누락되어 있었습니다.
의뢰인이 성매매를 했다는 직접적인 증거, 즉 상대방 여성의 진술이 전무한 상태에서 간접 정황만으로 유죄를 인정한 것입니다.
유사한 사건에서 상대 여성의 진술이 없는 경우 무죄가 선고된 하급심 판결례(수원지법 2021고정1030, 2023고정164 등)가 다수 존재한다는 점도 이 사건에서 중요한 참고가 되었습니다.
수사의 불완전함이 의뢰인의 유죄로 귀결되어서는 안 됩니다. 저는 이것이 이 사건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라고 보았습니다.
성매매처벌법 위반 사건의 항소심 변론 — 무죄를 향한 다섯 가지 논거
저는 항소심에서 형사소송법 제307조와 무죄추정의 원칙을 정면에 내세우되, 의뢰인이 유사성행위를 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구체적인 정황으로 뒷받침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1) 직접증거가 없다 — 담당 관리사의 진술 부재
앞서 말씀드렸듯, 의뢰인에게 마사지를 한 담당 관리사의 진술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수사기관이 해당 관리사의 신원조차 특정하지 못한 채 기소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성매매 사건에서 상대방의 진술 없이 유죄를 인정하는 것은 형사법의 대원칙에 정면으로 반합니다.
2) 해당 업소에는 ‘일반 손님’이 존재했다
해당 업소의 다른 관리사는 복장이나 터치 허용 여부가 관리사의 재량이라고 진술했습니다. 다른 이용객들 중에도 “건전 마사지를 받으러 갔다”, “유사성행위 업소인 줄 몰랐다”, “서비스를 거절했다”고 진술한 사례가 다수 있었습니다.
모든 손님이 유사성행위를 받은 것은 아니었고, 의뢰인 역시 담당 관리사로부터 ‘꿀손님’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일관되게 진술했습니다.
군대에서 비교적 편안한 임무를 수행하는 직책을 두고 소위 “꿀보직”이라 일컫곤 하죠. 비슷한 맥락에서 관리사들에게 우리 의뢰인은 꿀이었던 것입니다.
유사성행위는 하지 않고 단순히 마사지만 받고 가는 손님이니, 관리사들 입장에서는 응대하기가 수월했겠지요.
3) 시크로드 광고에 ‘퇴폐 영업은 하지 않는다’고 명시되어 있었다
해당 업소는 시크로드라는 커뮤니티에 광고하면서 명시적으로 ‘퇴폐 영업은 하지 않는다’고 기재하고 있었습니다.
시크로드 자체도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사이트’임을 표방하며 성매매·유사성행위·불법 관련 게시물을 차단한다고 공지하고 있었습니다.
의뢰인이 본 광고에도 코스별 가격표(70분 13만 원, 90분 15만 원)만 있었고, 하단에는 ‘과음, 비매너, 불법, 퇴폐, 무단 상습캔슬 예약불가’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이 광고만 보고 해당 업소가 퇴폐 업소라고 인식하기는 어려웠습니다.
4) 담당 관리사의 부정적 후기 — 성매매 목적이었다면 같은 관리사를 두 번이나 찾을 이유가 없다
시크로드 이용객들 사이에서 의뢰인의 담당 관리사는 ‘날먹 관리사’, ‘수위가 낮다’, ‘돈만 받고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평판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10분 정도 있다가 돈만 내고 나왔다’는 후기도 존재합니다.
만약 의뢰인이 유사성행위를 목적으로 방문했다면, 이런 평판의 관리사를 굳이 두 차례나 지명할 이유가 없습니다.
오히려 의뢰인이 유사성행위가 아닌 다른 목적, 즉 건전한 마사지와 대화를 위해 해당 관리사를 찾았다는 변소에 신빙성을 더해주는 정황이었습니다.
아울러, 해당 업소에 근무하는 관리사들이라 하여 모두 같은 범위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관리사들, 혹은 개별 손님에 따라 달리 제공되고 있었는데요.
이러한 점도 변론요지서를 통해 빠짐없이 주장하였습니다.

5) 의뢰인의 과거 건전 마사지 업소 이용 이력
의뢰인은 이전에 같은 오피스텔 건물에 위치한 건전한 마사지 업소에 당시 교제하던 여자친구와 함께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해당 업소는 네이버 검색만 해봐도 커플마사지 후기가 다수 올라와 있는 건전한 곳입니다.
가격도 10만 원에서 16만 원 사이로 이 사건 업소의 가격(13~15만 원)과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의뢰인은 같은 건물에 있는 마사지 업소이니 비슷한 곳일 것이라 인식하고 방문했던 것입니다.

항소심 결과 — 원심 파기, 무죄 선고
항소심 재판부는 저의 변론을 받아들여 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에 대해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 이 사건의 공소사실에 대한 직접 증거가 없고
- 수사기관의 예단에 기반한 미진한 수사로 인해 간접 증거만으로 기소된 사안이라는 점
- 업소의 광고 내용과 담당 관리사에 대한 평판 등을 종합하면
의뢰인이 유사성행위를 하지 않았을 합리적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취지였습니다.
1심에서 유죄를 받고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운 의뢰인의 결단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습니다.
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면, 반드시 알아두셔야 할 것
요즘 스웨디시 장부 단속이 확대되면서 장부에 이름이 적혀 있다는 이유만으로 무작정 입건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수십 명을 일괄 송치하고, 약식명령으로 벌금을 부과하는 식의 수사 관행은 분명히 개선되어야 합니다.
이번 사건이 보여주듯, 직접적인 증거 없이 장부만으로 유죄를 인정하는 것은 형사법의 대원칙에 반합니다.
억울한 혐의를 받고 있다면, 정식재판을 청구하고 끝까지 다투는 것이 유일한 길입니다. 그 과정에서 기록의 빈틈을 찾아내고, 재판부를 설득할 수 있는 성범죄전문변호사의 역할이 결정적입니다.
혐의를 부인하는데도 제대로 된 조력 없이 약식명령에 응해 벌금을 납부한다면, 그 순간 전과 기록은 평생 따라다닙니다.
참고로, 이번 사건의 의뢰인은 무죄 확정 이후 형사보상금 약 590만 원을 수령하기도 했습니다.

일망타진이라는 명분 아래 억울한 사람 몇몇쯤은 성범죄 전과자가 되어도 별 상관이 없다는 식의 수사. 이 수사로 인해 우리 의뢰인은 자그마치 1년을 고통 받았는데요.
고통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란 금액이지만, 사건을 끝까지 책임지고 의뢰인의 피해회복을 돕는다는 데 의의를 두어 형사보상 청구까지 대행한 것입니다.
형사보상 청구는 저희 사무실에서 별도 수임료 없이 서비스로 진행해드렸습니다.
유사한 상황에 처해계신 분들께 크고 작은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여기서 글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강창효였습니다.
성매매처벌법에 관하여 자주 묻는 질문
Q1. 스웨디시 업소에 방문한 사실만으로 성매매 처벌을 받나요?
A. 방문 사실만으로 곧바로 처벌되는 것은 아닙니다. 성매매처벌법 위반으로 처벌되려면 실제로 성매매 행위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어야 합니다. 업소 장부에 이름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한 증거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Q2. 약식명령으로 벌금이 나왔는데 그냥 내도 되나요?
A. 벌금을 납부하면 유죄가 확정되어 전과 기록이 남습니다.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면 정식재판을 청구하여 법정에서 다투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정식재판 청구 기간은 약식명령 고지를 받은 날로부터 7일입니다.
Q3. 성매매로 유죄가 확정되면 전과 기록이 남나요?
A. 네, 벌금형이라 하더라도 유죄가 확정되면 전과 기록으로 남습니다. 수사경력과 범죄경력 모두에 기재되며, 취업이나 인사 검증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Q4. 1심에서 유죄를 받았어도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을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이번 사례처럼 1심의 유죄 판단이 증거법의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 항소심에서 원심이 파기되고 무죄가 선고될 수 있습니다. 다만 항소심은 기록에 대한 정밀한 분석과 설득력 있는 변론이 필수적입니다.
Q5. 무죄를 받으면 형사보상금을 받을 수 있나요?
A. 구금이나 불이익을 당한 경우, 무죄 확정 후 형사보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보상 금액은 구금 일수 등에 따라 달라지며, 이번 사례의 의뢰인은 약 590만 원의 형사보상금을 수령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