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전담 재판부 판사 역임, 강창효 변호사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에어비앤비 숙소를 운영하는 호스트가 투숙객의 머리카락 컴플레인 때문에 여자 공용 샤워실 문을 열었다가 성적목적다중이용장소침입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된 사건을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의뢰인은 에어비앤비 숙소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2025년 상반기에만 수천만원의 매출이 발생하며 이제 막 본궤도에 올라서던 참이었죠.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청소를 하려고 화장실 문을 노크했을 뿐인데 돌연 성적목적다중이용장소침입 혐의를 받게 된 것입니다.
아내는 지방에서 무릎 수술을 받느라 자리를 비웠고, 직원마저 퇴사한 상태. 의뢰인은 혼자서 숙소의 모든 관리와 운영을 감당하고 있었습니다.
성적목적다중이용장소침입, 어떤 죄이고 얼마나 무거운가?
성적목적공공장소침입죄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2조에 규정된 범죄로써.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으로 화장실, 목욕장, 탈의실 등 다중이 이용하는 장소에 침입한 경우 성립합니다. 위반 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법정형만 놓고 보면 비교적 가볍다고 느끼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무서운 것은 형량 그 자체가 아닙니다.
유죄가 확정되면 성범죄 전과자가 됩니다.
신상정보가 등록되고,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이나 장애인복지시설 등에 일정 기간 취업이 제한됩니다.
숙박업을 운영하는 사람에게 성범죄 전과가 붙으면 사업 자체가 존폐 위기에 몰리게 되죠.
의뢰인처럼 에어비앤비 플랫폼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사업이라면 그 타격은 더 치명적입니다. 실제로 이 사건이 알려지자마자 에어비앤비 본사는 숙소의 모든 예약을 취소하고 노출까지 차단해버렸으니까요.
이처럼 무거운 결과가 뒤따르는 만큼, 이 죄의 성립 요건은 꽤 엄격합니다. 핵심은 ‘자기의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이 있었느냐입니다.
대법원은 이른바 ‘목적범’의 법리를 분명히 해두었습니다. 피고인이 여자 탈의실 등에 들어갔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성적 목적이 있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되고, 들어가게 된 경위, 전후 사정, 내부에서 있었던 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이 있었는지를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대법원 2010. 7. 23. 선고 2010도1189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8도9775 판결 등).
다시 말해, ‘여자 화장실에 남자가 들어갔으니 성적 목적이겠지’라는 추측만으로는 이 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검사가 성적 목적을 적극적으로 입증해야 하고, 그 입증이 실패하면 혐의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이 사건의 의뢰인에게는 성적 목적과는 거리가 먼, 너무나 명확한 다른 목적이 있었습니다.
변호 전략 — 청소였을 뿐, 성적 목적은 없었다
저는 이 사건에서 크게 네 가지 방향으로 성적목적다중이용장소침입 혐의를 반박했습니다.
1) 애초에 샤워실 내부에 침입한 사실이 없다
의뢰인은 화장실 문을 두 차례 노크했고, 안에서 아무런 대답이 없자 “청소하러 왔습니다”라고 말하며 문을 약 한 뼘 정도만 열었습니다.
그 순간 안에서 여성의 비명소리가 들려 곧바로 문을 닫았죠. 문을 활짝 연 것도 아니고, 한 뼘이 채 되지 않게 열며 말을 한 것이 전부였습니다. 즉, 화장실 내부로 들어간 적 자체가 없습니다.
법원이 발부한 영장을 통해 사건 현장의 CCTV 영상을 확인·복원한 결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사건 당시 의뢰인이나 타인이 여자 샤워실에 출입한 장면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2) 성적 목적이 아닌, 숙소 청결 관리라는 명확한 목적이 있었다
의뢰인이 그날 아침 화장실 문을 노크한 것은 돌발적인 행동이 아니었습니다. 사건 며칠 전, 에어비앤비 본사로부터 이미 청결 컴플레인이 접수된 상태였습니다.
한 영국 여성 투숙객이 ‘샤워실에 머리카락이 너무 많아 불결하다’며 에어비앤비 본사에 직접 항의했고, 그로 인해 의뢰인은 숙박료 전액을 환불해주는 금전적 손해까지 입었는데요.
플랫폼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에어비앤비 사업에서 고객 평점과 후기는 생존과 직결됩니다. 같은 문제가 반복되면 사업에 회복 불가능한 타격이 올 수 있는 상황이었고, 의뢰인은 그래서 청결 상태를 수시로 확인하고 관리하던 중이었습니다.

사건 전날인 8월 28일은 투숙객이 평소보다 많았고, 혼자 방 배정 등 업무로 바빠 여자 화장실 청소를 미처 하지 못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청소를 하러 간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업무의 연장이었죠.
3) 범행의 동기와 상식, 어느 쪽으로 보아도 성적 목적은 납득되지 않는다
의뢰인은 해당 숙소의 호스트, 즉 주인입니다. 모든 투숙객이 의뢰인의 얼굴을 알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신원이 100% 노출된 상황에서, 즉각적인 신고와 사업의 몰락을 감수하고 성적 욕구를 충족시키려 했다는 것은 극히 비상식적입니다.
여기에 숫자를 더해보면 더욱 분명해집니다.
의뢰인은 이 숙소를 운영하기 위해 건물을 담보로 수억 원의 대출을 받고, 자기 자본을 더해 약 10억 원을 투자하였습니다.
이처럼 대출 금액이 워낙 컸던 탓에 그동안은 이렇다 할 이익을 보지 못하다가, 2025년 상반기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유의미한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약 10억 원이라는 전 재산과도 같은 투자금, 그리고 이제 막 결실을 보기 시작한 사업 전체를 한순간의 성적 충동과 맞바꾸려 했다는 것은 상식에 정면으로 반합니다.

시간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오전 8시 30분, 투숙객들의 활동이 시작되는 시간에 성적 목적으로 자기 숙소의 여자 화장실에 침입한다?
발각 위험이 극대화되는 시간대에 굳이 그런 행동을 했다는 주장은 경험칙에 비추어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4) 피해자의 행동에도 의문이 남는다
피의사실에 따르면, 의뢰인이 내부에 침입하여 두 차례나 퇴거 요구에 불응하는 등 극도의 공포와 두려움을 유발했다고 합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피해자의 가장 자연스러운 반응은 무엇이었을까요? 샤워를 마친 후 즉시 나와서 다른 투숙객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었을 겁니다.
그러나 피해자는 이 사건 직후에도, 당일 내내 의뢰인에게 어떠한 항의도 하지 않았고 신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사건 발생 시점으로부터 만 하루가 훌쩍 지난 다음 날 오후에 이르러서야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이처럼 지연된 신고 경위는, 피해자가 주장하는 피해 내용이 과연 사실인지, 아니면 의뢰인이 청소 목적으로 문을 열었던 과정을 오해하거나 과장하여 진술한 것은 아닌지 하는 의문을 갖게 합니다.

아울러 피해자는 침입한 자의 얼굴을 직접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샤워실 유리문 너머로 사람의 실루엣이 보였고, ‘에어컨’이라고 말하는 목소리를 들었다는 것이 진술의 핵심이었는데, 이를 근거로 의뢰인이 침입한 것이라고 확신하거나 얼굴을 확인하는 등 직접적으로 확인된 사실이 없었습니다.
결과 — 경찰 불송치(혐의없음)
경찰은 위 사항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였고, 끝내 불송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 의뢰인이 여자 샤워실 청소를 위해 노크 후 출입문 일부를 열자 여자 비명소리에 급히 문을 닫은 사실은 있으나, 이후 여자 샤워실에 출입한 사실은 없다며 사건 접수 단계부터 일관적으로 부인하고 있는 점
- CCTV 영상 확인·복원 결과 의뢰인이나 타인이 여자 샤워실에 출입한 장면이 확인되지 않는 점
- 피해자 진술이 구체적이기는 하나 침입한 자의 얼굴을 직접 확인하는 등 직접적으로 확인된 사실이 없다는 점
- 피해자의 룸메이트 진술 또한 직접 목격이 아닌 전해 들은 내용이라는 점
- 의뢰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청소를 위해 출입문을 일부 열었을 당시를 목격하고 이를 피해자에게 알렸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
등을 이유로 증거불충분 혐의없음 결정을 내린 것이죠.
억울한 혐의, 초기 대응이 결과를 바꿉니다
이 사건의 의뢰인은 억울했습니다. 자기 숙소에서 청소를 하려다가 느닷없이 성범죄자로 몰린 것이니까요.
게다가 에어비앤비 본사의 예약 취소와 노출 차단으로 사업까지 중단된 상황이었습니다.
성적목적공공장소침입죄는 이처럼 일상적인 행위가 성범죄로 오해받는 경우에도 적용될 수 있는 죄명입니다.
핵심은 ‘성적 목적’의 유무인데, 이를 수사기관에 설득력 있게 전달하지 못하면 단순한 오해가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중요했던 것은 수사 초기 단계부터 일관된 진술과 체계적인 방어 논리를 갖추는 것이었습니다.
의뢰인이 청소 목적으로 문을 열었다는 주장이 단순한 변명이 아니라, 에어비앤비 본사의 청결 컴플레인 내역, 사업자등록증, 대출 내역, 매출 자료 등 객관적인 증거로 뒷받침될 수 있었기에 경찰도 이를 무시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현재 유사한 상황에 처해 계시다면 사건 경험이 풍부한 성범죄전문변호사와 조속히 말씀 나누어보시고, 하루라도 빨리 혐의를 벗으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될 일로 수년간 고통 받으며 법원 출석까지 하시는 분들을 보면 진심으로 안타깝습니다.
도움이 되었길 소망하며 이번 글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강창효였습니다.
성적목적다중이용장소침입 FAQ
Q1. 성적목적다중이용장소침입의 법정형은 어떻게 되나요?
A.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다만 유죄가 확정되면 성범죄 전과가 남고, 신상정보 등록 및 취업 제한 등 부수적인 불이익이 따르므로 법정형 자체보다 훨씬 무거운 결과가 뒤따릅니다.
Q2. 여자 화장실에 들어간 것만으로 이 죄가 성립하나요?
A. 아닙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이 죄는 ‘자기의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이 별도로 입증되어야 성립하는 목적범입니다. 단순히 다중이용장소에 들어갔다는 사실만으로는 곧바로 범죄가 성립하지 않으며, 들어가게 된 경위와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Q3. 피해자가 침입자의 얼굴을 직접 확인하지 못한 경우에도 기소될 수 있나요?
A. 이론적으로는 가능합니다. 다만 피해자가 침입자를 직접 확인하지 못했다면 범인 특정에 어려움이 생기고, 다른 증거(CCTV, 목격자 진술 등)로 이를 보강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도 CCTV에 출입 장면이 확인되지 않았고 피해자의 직접 확인도 없어 불송치 결정의 주요 근거가 되었습니다.
Q4. 경찰 불송치 결정이 나면 사건이 완전히 종결되나요?
A.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대해 고소인(피해자)은 이의신청을 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사건이 검찰로 송치되어 검찰이 다시 판단하게 됩니다. 다만 경찰 단계에서 혐의없음으로 불송치된 사건이 검찰에서 뒤집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Q5. 성적 목적이 없었음을 증명하려면 어떤 자료가 도움이 되나요?
A. 해당 장소에 들어가게 된 합리적인 이유를 뒷받침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가 중요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에어비앤비 본사의 청결 컴플레인 내역, 사업자등록증, 대출 서류, 매출 자료 등이 의뢰인에게 청소라는 명확한 목적이 있었음을 입증하는 데 활용되었습니다. 사건마다 상황이 다르므로, 초기 단계에서 변호사와 상의하여 필요한 자료를 신속히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