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 공휴일 · 야간 상담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말하기 어려운 사정이라면
상담신청서 작성하기
전화, 카카오톡 실시간 상담

말하기 어려운 사정이라면
상담신청서 작성하기
전화, 카카오톡 실시간 상담

처분 문서

성범죄피해자변호사 판결문

성범죄피해자변호사 – 성폭력 징역 7년 선고 사례

강창효 변호사

2026-04-02

성범죄 전담 재판부 판사 역임, 강창효 변호사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성범죄 피해자의 법률대리인으로서, 가해자에게 징역 7년의 중형을 이끌어낸 사건을 소개하려 합니다.

틴더에서 만나 교제를 시작한 남자가

  1. 수차례 강간과 유사강간을 저지르고
  2. 피해자의 내밀한 영상을 텔레그램 채널에 반포하고
  3. 미성년자에 대한 성착취물까지 제작·배포한 사건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가장 위험했던 순간은, 피고인이 법정에서 꺼낸 한마디였습니다.

“우리는 BDSM 커플이었고, 모든 행위는 합의된 SM플레이입니다.”

모든 것이 합의하에 이뤄졌다는 프레임을 꺼내든 것입니다.

자칫 가해자의 이러한 주장이 여러 정황 속에서 설득력을 갖춘다면, 중형은 커녕 단 1개월의 실형도 어려울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성범죄피해자변호사, 선임하면 실제로 무엇이 달라지나요?

형사재판에서 피해자는 기본적으로 증인의 지위에 섭니다.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고 재판을 이끌어가지만, 검사는 국가의 대리인이지 피해자 개인의 대리인은 아닙니다.

피해자의 시각에서 사건을 정리하고, 피해자에게 유리한 증거와 논리를 별도로 재판부에 전달하는 역할은 성폭력 피해자 변호사의 몫입니다.

특히 이 사건처럼 피고인이 “합의된 행위”라는 방어 논리를 내세우는 경우, 피해자 측에서 이를 체계적으로 반박하지 않으면 재판부가 피고인의 논리에 끌려갈 수 있습니다.

검사도 물론 반박하지만, 피해자의 입장을 가장 깊이 이해하고 가장 절실하게 전달할 수 있는 것은 피해자의 대리인입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받은 혐의를 보면 그 무게감이 느껴집니다.

강간죄(형법 제297조)의 법정형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입니다.

카메라등이용촬영물 반포(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2항)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고,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항)은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집니다.

그러나 법정형이 아무리 높아도, 피고인이 “합의된 행위였다”는 프레임을 관철시키면 혐의 자체가 흔들립니다. 피해자 변호사의 핵심 역할은, 바로 이 방어 논리를 정면에서 깨뜨리는 데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세 가지 핵심 주장으로 모든 혐의를 부인했고, 저는 그 세 가지를 전부 무너뜨려야 했습니다.

합의된 SM플레이였다? — 피고인의 방어 논리를 무너뜨린 과정

피고인의 방어 전략은 간명했습니다.

  • 첫째, 피해자와 BDSM 커플이었으므로 강간이 아니라 합의된 가학적 성관계였다.
  • 둘째, 유사강간은 발생하지 않았고 피해자가 공황장애로 집 밖에 나간 것이다.
  • 셋째, 모든 성적 영상은 피해자의 동의하에 촬영되었고 텔레그램 반포도 피해자가 알고 있었다.

하나라도 통하면 해당 혐의가 무너지고, 세 개가 다 통하면 사건 전체가 뒤집힙니다.

성범죄피해자변호사로서 저는 엄벌탄원 의견서를 통해 각 주장의 허점을 하나하나 짚어 재판부에 제출했습니다.

1) “BDSM 합의가 있었다”는 주장

BDSM 커플 사이의 가학적 성관계라 하더라도, 법적으로 성적 자기결정권의 침해가 아니려면 ‘양해’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말이 어렵지요?

가령 권투 시합에서 상대를 때리는 것은 폭행죄가 되지 않는데, 양 선수가 서로 맞는 것에 ‘양해’했기 때문입니다. 이때 우리 법률은 양해라는 표현을 씁니다.

저는 이 사건에서 양해가 없었다고 보았는데, 그 이유는 순간 즉시 멈출 수 있는 안전장치 — 이른바 ‘세이프워드’의 부재였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세이프워드가 전혀 없었습니다. 가학적 성관계를 거부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피해자와 피고인 사이에 어떤 합의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세이프워드(Safeword)란?
BDSM 관계에서 한쪽이 특정 단어를 말하면 즉시 모든 행위를 중단하기로 사전에 약속하는 안전장치입니다. 예를들어 세이프워드를 ‘위험’이라고 정했을 경우, 한쪽이 ‘위험’이라고 하면 BDSM 행위를 전면 중단하는 것이죠. 세이프워드가 없다는 것은, 상대방이 원치 않는 상황에서 행위를 멈출 수 있는 수단 자체가 없다는 뜻입니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아파요라고 하면 그만뒀다”고 주장했습니다.

성범죄피해자변호사_2

그런데 실제 촬영된 영상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랐습니다. 영상 속 피해자는 명백히 거부 의사를 표시하고 있었고, 피고인은 이를 무시한 채 행위를 지속하고 있었습니다.

나아가 4건의 강간은 모두 별도의 합의 없이 갑자기 시작되었고, 피고인 스스로도 법정에서 각 범행 당시 피해자가 화가 난 상태였다는 것을 인정했습니다.

저는 이러한 모순을 부각하며 “화가 난 상대에게 사전 합의도 없이 강제로 시작한 성관계를 어떻게 합의된 플레이라 할 수 있겠냐”며 재판부를 설득했죠.

재판부도 같은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BDSM 커플이라는 명목 하에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성관계로 인한 피해를 묵인하는 결과를 초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2) “유사강간이 아니라 공황장애”라는 주장

피고인은 유사강간 사실 자체를 부인했습니다. 피해자가 당시 공황상태에 빠져 집 밖으로 나간 것일 뿐이라는 주장을 하고 나선 것인데요.

이 주장을 깨뜨린 것은 CCTV 영상이었습니다.

범행 직후 건물 CCTV에는, 피해자가 옷매무새도 정돈하지 못한 속옷차림으로 급히 집을 빠져나와 계단을 이용해 한 층 위로 올라가 건물 구석에 숨는 장면이 찍혀 있었습니다. 핸드폰도, 지갑도, 신발도 없이 뛰쳐나온 것이었습니다.

공황장애로 집을 나갔다면 건물 밖 넓은 공터로 나가 몸을 진정시키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피해자는 오히려 건물 안쪽 구석으로 숨었습니다. 이것은 공황이 아니라, 누군가로부터 도망쳐 숨는 사람의 행동이었습니다.

수 분 뒤 피고인도 밖으로 나와 피해자를 찾아다녔고, 건물에 숨어있던 피해자를 찾아낸 뒤 달래서 집으로 데리고 들어갔습니다. 피해자의 옷차림과 도주 경위를 종합하면, 피해자가 도망쳐 나오기 직전 성적 관계가 있었다는 것이 자연스럽게 추론됩니다.

성범죄피해자변호사_3

저는 이 CCTV 영상의 정황들을 시간순으로 정리하여 재판부에 전달했고, 재판부 역시 피해자의 진술대로 강제적 유사성행위에 놀라 도망쳐 나온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3) “촬영과 반포 모두 동의했다”는 주장

피고인은 성적 촬영물이 모두 피해자의 동의하에 제작되었고, 텔레그램 반포도 피해자가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피해자의 진술과 객관적 자료를 면밀히 검토하면, 이 주장에는 여러 가지 허점이 있었습니다.

우선 촬영에 관해서입니다.

피해자는 교제 초기부터 피고인으로부터 “혼자 보는 용도”라는 말을 들었으며, 유포를 하지 않을 것이라 믿고 일부 촬영에 응했습니다.

그러나 강간을 당하는 상황에서의 촬영은 동의한 적이 없다고 일관되게 진술했습니다.

실제로 촬영된 영상 중 일부에서는 피고인이 “영상을 찍으면 헤어져주겠다”고 하여 이별의 조건으로 촬영을 강요한 정황이 확인되었습니다.

즉 상대는 “성관계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피해자가 촬영에만 동의했다”는 얼토당토 않은 주장을 펼쳤던 것입니다.

성범죄피해자변호사_4

저는 이러한 사정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재판부에 제출했고, 재판부는 촬영과 반포 모두 피해자의 동의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 인정했습니다.

결과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습니다.

이와 함께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및 장애인관련기관에 각 3년간 취업제한, 형 집행 종료 후 5년간 보호관찰, 성폭력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가 명해졌습니다.

성범죄피해자변호사_1

양형의 이유에서 재판부는, 피고인이 연인사이였던 피해자에 대하여 본인의 성적 욕구 충족을 위해 피해자의 불안정한 정신상태를 이용하였고, 잔혹한 방식으로 피해자의 인격을 무너뜨려 정신건강을 심각하게 악화시킨 점을 불리한 정상으로 들었습니다. 아울러 피고인이 모든 범행을 부인하며 진지한 반성이 의심된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성범죄전문변호사로서 피해자의 곁에서 엄벌탄원 의견서를 통해 재판부에 전달한 논점들 — BDSM 합의의 부존재, CCTV 영상의 정황, 촬영·반포 동의의 허구성, 피해자의 극심한 고통 — 이 판결에 반영된 결과라 생각합니다.

성범죄 피해 사건, 모든 사건에서 변호사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물증이 명확하여 다툼의 여지가 전혀 없거나 사실관계가 지극히 단순한 사건이라면, 변호사 선임의 실익이 없을 때도 많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굳이 선임까지 할 필요없이 30분 정도의 법률 상담 정도만 받으셔도 충분합니다.

그런데 이처럼 가해자의 방어 논리 앞에서 피해 사실 자체가 부정될 수 있는 경우에는 사선변호사 선임을 적극적으로 고려해보시길 바랍니다.

“합의된 행위였다”, “동의하에 촬영했다”는 주장이 법정에서 통하면, 피해자의 고통은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합니다.

성폭력 피해자 변호사는 바로 이 지점에서 필요합니다.

  1. 피해자의 진술을 보강하고
  2. 객관적 증거를 확보하여 정황을 정리하고
  3. 피고인의 방어 논리를 법리적으로 반박하는 것

이것이 피해자 대리인의 역할이고, 이 역할이 결과를 바꿀 수 있습니다.

성범죄피해자변호사_5

지금 성범죄 피해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시다면, 혼자 감당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피고인이 아무리 정교한 변명을 세우더라도, 전문적인 조력이 있다면 그 변명은 무너집니다.

도움이 되셨길 소망하며 이번 글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강창효였습니다.

성범죄피해자변호사 관련 자주 묻는 질문

Q1. 성범죄 피해자도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나요?

A. 네, 가능합니다. 형사소송법상 피해자는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하여 의견서 제출, 증거 제출, 공판 참여 등을 할 수 있습니다. 검사가 국가를 대리하는 것과 별도로, 피해자 개인의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보고 유리한 논점을 재판부에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Q2. 피해자 국선변호사 제도가 있다고 들었는데, 사선변호사를 따로 선임하는 이유가 있나요?

A. 성폭력범죄 피해자는 국선변호사를 무료로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국선변호사는 여러 사건을 동시에 수행하는 경우가 많아, 한 사건에 깊이 몰입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있습니다. 이 사건처럼 피고인의 방어 논리가 정교한 경우에는 그에 맞서 체계적으로 반박할 수 있는 전담 변호사의 조력이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Q3. 수사 단계에서부터 선임하는 것이 좋은가요, 아니면 재판 단계에서 선임해도 되나요?

A. 가능하다면 수사 단계에서부터 선임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사 초기에 피해자 진술의 일관성을 확보하고, 증거를 체계적으로 정리해두면 이후 재판 단계에서 피고인의 반박에 대응하기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Q4. 성범죄피해자변호사를 선임하면 형량에 실제로 영향이 있나요?

A. 피해자 변호사가 직접 판결을 내리는 것은 아니지만, 엄벌탄원 의견서를 통해 피고인의 방어 논리를 반박하고, 범행의 중대성과 피해자의 고통을 재판부에 전달하는 것은 양형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피고인의 BDSM 합의 주장이 배척된 것이 징역 7년이라는 결과에 직접적으로 연결되었습니다.

Q5. 피해자가 법정에 직접 나가야 하나요?

A. 피해자가 증인으로 출석해야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성범죄 사건에서는 피해자 보호를 위해 비공개 심리, 차폐시설 설치, 영상 중계 등의 보호조치가 가능합니다. 피해자 변호사는 이러한 보호조치를 신청하고, 법정에서 피해자 곁에서 조력하는 역할을 합니다.

업무사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카촬죄변호사_1

카촬죄변호사 – 촬영물등이용협박 · 촬영물 반포 등 3개 혐의 무혐의 사례

성범죄 전담 재판부 판사 역임, 강창효 변호사입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사건은 헤어지는 연인이 앞으로 서로 지킬 약속을 정하면서 함께 촬영한 영상 한 편이, 몇 달 뒤 “성관계 영상으로 협박당했다”는 고소장이 되어 돌아온 사건입니다. 그런데 이 사건에는 사정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제가 사건을 맡았을 때, 의뢰인의 혐의는 이미 ‘인정’하는 쪽으로 기울어 있었죠. 카촬죄변호사를 찾아오시는 분들 중에는 이미 다른 곳에서 조력을 받고 계시던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 사건도 그런 경우였고요. 먼저 선임되어 있던 대형 법무법인은 협박 혐의에 대해 “이는 협박에 해당합니다”라고 의견서에 명시한 뒤, 우발적인 발언이었다는 점을 들어 정상 참작을 구하는 방향을 잡아두었습니다. 의뢰인 역시 경찰 조사에서 “그 부분은 인정합니다”라고 답한 상태였습니다. 그 상태로 저에게 기록이 넘어왔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는 전략을 택했고 전체 혐의 모두 무혐의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카촬죄변호사가 가장 먼저 짚는 성립조건과 법정형 흔히 ‘카촬죄’라고 부르는 성폭력처벌법 제14조는 생각보다 넓은 그물입니다. 많은 분들이 ‘몰래 찍는 것’만 떠올리시는데, 조문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죠. 제14조 제1항은 카메라 등을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행위를 처벌합니다.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고요. 문제는 제2항입니다. 촬영 당시에는 서로 동의했더라도, 그 이후에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퍼뜨렸다면 똑같이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집니다. 동의는 ‘찍는 것’에 대한 동의였지 ‘퍼뜨리는 것’까지 허락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죠. 연인 사이에 합의하에 남긴 영상이 이별 후 형사사건이 되는 경로가 대개 여기입니다. 그리고 제14조의3, 촬영물등이용협박이 있습니다. 촬영물을 이용해 사람을 협박한 경우인데요. 이 죄에는 벌금형이 없습니다. 1년 이상의 유기징역뿐입니다. (촬영물등이용협박에 관해서는, 2026년 초 무죄 사건도 포스팅해두었습니다.) 실제로 영상을 퍼뜨리지 않았더라도, 퍼뜨리겠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만으로 성립할 수 있다는 점도 무섭습니다. 여기에 유죄가 인정되면 신상정보 등록과 공개·고지, 취업제한까지 줄줄이 따라붙고요. 형이 끝나도 끝난 게 아닌 구조입니다. 카촬죄 전문 변호사를 찾는 분들이 대개 절박한 심정으로 검색창을 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번의 발언, 한 번의 전송으로 남은 인생의 모양이 달라질 수 있는 죄이기 때문이죠. 다만 조문을 자세히 보시면 공통점이 하나 보입니다. 촬영이든 반포든 협박이든,

스토킹변호사_1

스토킹변호사 – 스토킹 무혐의 사례

판사 역임, 강창효 변호사입니다. 이번에 전해드릴 사건은 경찰이 만든 범죄일람표에 직장 방문 3회, 전화 4회가 또박또박 적혀 있었던 스토킹 사건입니다. CCTV 영상도 있었고, 통화목록도 있었고, 112신고처리표까지 있었죠. 의뢰인 역시 찾아간 사실도 전화한 사실도 모두 인정했습니다. 그런데 검찰은 이 사건을 혐의없음으로 종결했습니다. 헤어진 연인을 찾아갔다가 덜컥 입건되어 스토킹변호사를 알아보고 계신 분이라면, 지금 가장 궁금한 것이 이것일 겁니다. 갔던 게 사실이고 전화한 것도 사실인데, 대체 여기서 무엇을 다툴 수 있느냐는 것. 다툴 것이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결정적인 것이요. 우리 의뢰인은 1년 넘게 만난 여자친구와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헤어진 지 열흘쯤 지난 어느 새벽, 술을 마신 채로 그 사람이 일하는 가게를 찾아갔죠. 며칠 뒤 경찰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편의상 의뢰인을 영철이라 부르겠습니다. 스토킹범죄 성립요건과 법정형, 스토킹변호사가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지점부터 짚고 가겠습니다. 스토킹행위와 스토킹범죄는 같은 말이 아닙니다. 스토킹처벌법은 먼저 ‘스토킹행위’가 무엇인지를 다섯 가지 유형으로 정해두었습니다. 상대방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접근하거나 따라다니는 행위, 주거·직장·학교 등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장소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 전화·문자 등으로 연락하는 행위, 물건을 보내거나 놓아두는 행위, 개인정보를 게시하는 행위. 이런 것들이죠. 그런데 여기에 해당한다고 해서 곧바로 범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은 스토킹범죄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스토킹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따로 정의해 두었거든요. 즉 행위가 있었느냐(1단계)와, 그 행위가 지속적·반복적이었느냐(2단계)는 완전히 별개의 관문입니다. 1단계를 통과해도 2단계에서 막히면 범죄가 성립하지 않고요. 이 관문이 왜 중요한지는 처벌 수위를 보시면 이해가 빠르실 겁니다. 스토킹범죄가 인정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흉기나 위험한 물건을 지니고 저질렀다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올라가죠. 숫자만 보면 다른 범죄에 비해 가볍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죄가 무서운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반의사불벌죄가 아닙니다 제정 당시 스토킹처벌법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였습니다. 그러나 2023년 개정으로 이 조항이 삭제되었죠. 피해자가 “처벌 안 원해요”라고 분명히 말해도, 수사기관은 수사를 계속할 수 있고 법원은 유죄를 선고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합의만 하면 끝날 거라 생각하고 시간을 흘려보내다가 그대로 기소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처벌불원은 여전히

통매음변호사_1

통매음변호사 – 통매음 기소유예 사례 (공무원)

성범죄 전담 재판부 판사 역임, 강창효 변호사입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사건은 통신매체이용음란 사건입니다. 의뢰인은 온라인에서 알게 되어 연락을 주고받던 상대방에게, 술에 취한 상태에서 성적인 내용의 메시지와 신체 사진을 보냈다는 이유로 고소를 당했습니다. 문제는 이분이 30년 넘게 한자리를 지켜온 지방공무원이었고, 정년이 코앞이었다는 점입니다. 통신매체이용음란죄를 두고 흔히들 “벌금이면 다행”이라고 하십니다. 실제로 상당수 사건이 벌금형으로 마무리되기도 하고요. 그런데 공무원에게는 그 ‘다행’이라는 말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벌금형 자체가 곧 자리를 잃는 사유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통매음변호사를 찾아오시는 분들 중에는 공무원, 교사, 군인처럼 신분이 걸린 분들이 유독 많습니다. 이분들의 질문은 늘 하나로 모이죠. 벌금이라도 나오면 나는 어떻게 되느냐는 것. 이 사건도 바로 그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의뢰인은 재판에 넘겨지지 않았고, 30년 공직도 그대로 지켰습니다. 통매음변호사가 짚어드리는 통신매체이용음란죄 성립조건과 법정형 성폭력처벌법 제13조는 세 가지가 모두 갖춰졌을 때 이 죄의 성립을 인정합니다.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이 있을 것 전화, 우편, 컴퓨터, 그 밖의 통신매체를 이용했을 것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음향·글·그림·영상 또는 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했을 것 법정형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성범죄 법정형만 놓고 보면 무거운 편은 아닙니다. 다만 유죄가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 대상이 되고, 사안에 따라 이수명령이나 취업제한이 따라붙을 수 있어 실제 부담은 벌금 액수만으로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대화가 오갔다고 해서 면죄부가 되지는 않습니다 상담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이겁니다. “서로 주고받던 사이인데 왜 저만 죄가 되나요.” 법원은 이 죄의 보호법익을 원하지 않는 성적 표현을 접하지 않을 권리로 봅니다. 그래서 상대방이 대화 흐름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양해한 사정이 있다면 구성요건 자체를 문제 삼아볼 여지가 생기는 것도 사실입니다. 문제는 그 양해의 범위입니다. 어떤 대화를 나누었다는 사정이, 그 뒤에 이어진 별개 행위까지 덮어주지는 않거든요. 앞선 대화의 분위기와 이후의 전송 행위는 법적으로 각각 따로 평가됩니다. 분위기를 근거 삼아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순간, 그 한 걸음이 독립된 도달 행위가 되어버리는 것이죠. 공무원에게 벌금 100만 원은 단순한 벌금이 아닙니다 지방공무원법 제31조 제6의3호와 제61조는 성폭력범죄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아 확정되면 결격사유에 해당하여 당연퇴직한다고 정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