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앞두고 변호사를 알아보다 보면, 선임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데 한 번 놀라고, 이걸 꼭 써야 하는 건지 다시 망설이게 됩니다.
하지만 사건마다 사정이 다른 만큼, 모든 경우에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선임이 꼭 필요한 상황과 그렇지 않은 상황을 먼저 구분하는 일이 중요하죠. 오늘은 어떤 기준으로 그 선을 나누면 되는지 차례로 짚어보겠습니다.

1. 강제추행변호사, 반드시 선임해야 하나요?
사건의 사실관계가 비교적 단순하고, 초범이며, 혐의를 대체로 인정하는 경우라면 변호사 선임의 실익이 다소 떨어질 수 있습니다.
다툴 쟁점이 많지 않은 사건은 진술의 방향이 비교적 분명한 편인데요. 이런 사건은 한두 번의 법률 상담만으로도 무엇을 인정하고 어떻게 진술할지 충분히 정리되는 경우가 적지 않죠.
선임 비용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닙니다. 다툴 쟁점이 적은 단순 인정 사건이라면, 차라리 그 비용을 아껴 피해 회복과 합의에 보태는 편이 더 나은 선택이 되기도 합니다. 합의가 처분 수위를 낮추는 핵심 양형 자료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런 사건이라면 강제추행변호사를 곧바로 선임하기보다, 우선 상담을 통해 본인 사건이 정말 단순한지, 놓친 쟁점은 없는지부터 확인해보는 편이 낫습니다.
2. 억울한 상황일수록 변호사 선임이 필요합니다.
반대로 혐의를 인정하기 어려운 사건, 즉 억울함을 다퉈야 하는 사건이라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강제추행 사건은 목격자나 객관적 증거가 부족한 경우가 많아, 당사자 진술의 일관성과 신빙성이 결과를 가르는 핵심 쟁점이 되는데요.
이때는 수사기록을 검토하고, 상대 진술의 모순을 짚어내며, CCTV나 녹음 같은 자료를 어떻게 활용할지 판단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억울함을 다퉈야 하는 사건에서는 진술 신빙성 싸움을 혼자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변호인의 조력이 오히려 더 필요합니다.
명확한 증거가 있는데도 무리하게 부인하면 오히려 진술의 신빙성을 떨어뜨릴 수 있고, 반대로 다툴 여지가 분명한데 섣불리 인정해버리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그 경계를 가늠하는 일이 어려운 만큼, 혐의를 다투는 사건일수록 강제추행변호사를 일찍 곁에 두는 편이 유리하죠.
3. 공무원은 벌금 100만 원부터 당연퇴직이 문제됩니다
선임 여부를 정할 때 형사처벌 그 자체만 봐서는 안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형사처벌에 더해 신분상 불이익이 뒤따르는 직군이 대표적인데요.
공무원이 성범죄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으면,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당연퇴직 사유에 해당합니다. 같은 벌금형이라도 100만 원 미만이냐 이상이냐에 따라 직을 잃느냐 마느냐가 갈리는 셈이죠.
이처럼 처벌 정도에 따라 직을 잃는 사람이라면, 벌금형 100만 원 미만의 처분을 받는 일 자체가 사건의 사활이 됩니다.
단순히 유·무죄를 떠나, 처벌 수위를 조정하는 국면에서 변호인의 조력이 결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라면 강제추행변호사를 선임할 실익이 분명합니다.
비단 공무원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자격이 걸린 직군이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을 앞둔 경우처럼, 형사처벌의 정도가 곧 생계로 이어지는 사람이라면 선임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사정이 됩니다.
4. 관련 사례
온라인 강의 강사인 의뢰인이 수강생이던 재수생으로부터 강제추행으로 고소당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두 차례 대면 만남 중 자연스러운 호감이 오갔다고 여긴 의뢰인에게 돌아온 것은 고소장이었는데요. 이처럼 물증이 남기 어려운 성범죄에서는 수사기관과 법원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 상당한 비중을 두는 경향이 있어, 객관적 증거의 확보 여부가 사건의 향방을 가릅니다.
다행히 의뢰인에게는 멀티방에 들어가며 켜둔 22분 23초 분량의 녹음이 있었습니다. 녹취록 속 상황은 고소장 내용과 사뭇 달랐죠. 의뢰인이 자리를 떠나려 하자 고소인이 외투와 휴대폰을 빼앗고 문 앞을 막아서며 함께 있기를 청한 정황, 멀티방을 나온 뒤에도 의뢰인을 따라다닌 행적, 당일 밤 먼저 보내온 카카오톡 메시지가 모두 자료로 남아 있었습니다.
이 사건의 향방을 가른 것은 결국 의뢰인이 미리 확보해 둔 객관적 자료였습니다. 변호인의견서에 첨부한 증거만 14건에 달했고, 녹음파일과 녹취록, 교통카드 내역, 카카오톡 대화내역을 토대로 강제추행의 고의가 없었던 점과 고소 동기가 다른 곳에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논증했습니다. 경찰은 제출된 자료를 종합 검토한 끝에 불송치(혐의없음·증거불충분) 결정을 내렸습니다.
선임 여부는 사건의 성격을 보고 정합니다
결국 강제추행변호사 선임은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내 사건이 어떤 성격이냐의 문제입니다. 사실관계가 단순하고 혐의를 인정하는 사건이라면 상담만으로 충분할 수 있고, 그 비용을 합의에 보태는 편이 나을 수도 있죠.
반면 억울함을 다퉈야 하거나, 벌금 액수 하나에 직과 생계가 걸린 사건이라면 변호인의 조력이 결과를 바꾸는 힘이 됩니다. 그래서 조사에 출석하기 전에, 본인 사건이 어느 쪽에 가까운지부터 차분히 가늠해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그 판단이 서야 비로소 선임 여부도, 비용을 어디에 쓸지도 분명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