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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촬죄초범, 변호사 선임 필요 없는 경우와 필요한 경우

강창효 변호사

2026-06-26

카촬죄초범이라면 실형까지 가는 것은 아닌지, 이미 촬영물을 지웠으면 괜찮은 것은 아닌지, 변호사를 꼭 선임해야 하는지부터 막막하실 겁니다. 그러다 인터넷을 뒤지다 보면 ‘초범은 이렇게 하면 된다’는 식의 글을 어렵지 않게 만나게 되죠.

그런데 이런 글만으로 변호사 선임의 필요성을 스스로 가늠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사건의 경중을 따지고 선임의 실익이 있는지를 솔직하게 조언하는 것 역시 변호사의 역할이기 때문인데요. 이 글은 선임의 실익이 현저히 떨어지는데도 정직한 안내를 받지 못해 불필요한 부담을 떠안는 사람이 없기를 바라며 쓰는 것이지, 스스로 자기 사건을 진단하는 보조 지표로 삼으라는 글이 아닙니다.

그 점을 전제로, 어떤 경우에 선임의 실익이 크지 않고 어떤 경우에 조력이 절실한지를 나누어 짚어보겠습니다.

카촬죄초범

1. 선임이 필요 없는 경우

카촬죄초범이라고 해서 모든 사건에 변호인의 조력이 똑같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사실관계가 비교적 단순하고 다툴 쟁점이 없으며 여죄도 없는 경우, 이를테면 단순 1회 촬영에 그쳤고 혐의를 다툴 여지가 없는 사안이라면, 변호사 상담에서 들은 내용을 토대로 스스로 대응해도 무리가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피해자가 있는 사건이라면 현실적인 계산도 필요한데요. 선임 비용으로 적지 않은 금액을 들이기보다, 그 비용을 합의금에 보태는 편이 결과적으로 더 나은 선택이 되기도 합니다. 합의가 양형에서 무겁게 다뤄지는 만큼, 한정된 자원을 어디에 쓸지 따져보는 일은 결코 가볍지 않죠.

다만 이런 판단의 전제는, 선임의 실익이 있는지 솔직한 조언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모든 상담이 그런 조언으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한 명의 변호사 말만 지나치게 신뢰하기보다, 두세 명에게 상담을 받아본 뒤 판단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같은 사건을 두고도 평가가 갈린다면, 그 차이 속에서 내 사건의 실제 윤곽이 오히려 더 분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이고요.

2. 선임이 필요한 경우

반대로 카촬죄초범이라도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촬영이 여러 차례 반복되었거나, 휴대전화에 저장된 촬영물이 많아 단순 우발이 아니라 체계적 수집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는 경우가 대표적인데요. 이때는 파일 개수만이 아니라 저장 기간, 폴더 분류 방식, 반복 시청 이력 같은 정황이 포렌식으로 함께 드러나기 때문에, 어떤 진술을 어떻게 남기느냐가 결과를 크게 좌우합니다.

다툼의 여지가 있는 사건도 마찬가지입니다. 불법촬영물임을 알지 못했다거나, 타인이 무단으로 저장했다거나, 착오로 내려받았다는 사정이 있다면 무죄나 감경을 다퉈볼 수 있죠. 그러나 이런 주장은 말만으로는 받아들여지지 않고 기술적·객관적 증거로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그 증거를 어떻게 확보하고 정리할지를 혼자 판단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억울한 마음에 무조건 부인하는 것도, 겁에 질려 전부 인정하는 것도 능사가 아닙니다. 실제로 인정할 부분과 다툴 부분을 나누어 일관되게 설명해야 하는데, 이미 제출한 진술이나 포렌식 자료가 있는 상태라면 방향을 되돌리기가 더 어려워지고요. 이런 국면에서는 진술에 앞서 사건의 전체 그림을 함께 검토할 조력자가 있는 편이 안전합니다.

3. 초범이면 기소유예나 벌금형으로 끝날 수 있나요?

카메라등이용촬영죄의 법정형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결코 가벼운 형이 아니죠. 다만 초범이고 사안이 무겁지 않다면 벌금형이나 기소유예를 기대해볼 여지는 있습니다.

문제는 초범이라는 사정 하나로 결과가 정해지지 않는다는 점인데요. 촬영이 1회였는지 반복적이었는지, 저장된 촬영물이 얼마나 되는지, 반복 시청 이력이 있는지, 피해 회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가 한데 모여 처분 방향을 가릅니다. 같은 카촬죄초범이라도 결과가 갈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기소유예는 수사 단계에서 검사의 재량으로 내려지는 처분입니다. 그래서 경찰 조사 전후의 진술이 일관되는지,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 자료가 있는지가 중요하게 작용하죠. 다만 불법촬영은 그 행위 자체를 정당화하기 어려운 만큼 수사기관의 판단이 엄격한 편이어서, 막연한 기대보다는 인정할 부분과 다툴 부분을 가른 뒤 자료를 갖춰 소명하는 접근이 현실적입니다. 초범이라는 사실은 유리한 출발점일 뿐, 그 자체가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4. 관련 사례

퇴근길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에서 앞에 선 여성의 신체를 휴대전화로 촬영하다 뒤에 있던 시민에게 발각되어 현행범으로 체포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곧바로 휴대전화가 압수되어 포렌식이 진행되었고, 다툴 여지가 적은 데다 불리한 정황도 여럿 있는 사안이었습니다.

이런 조건에서 양형 자료를 단계적으로 쌓아 나갔는데요. 의뢰인은 사건 직후부터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와 약물치료를 꾸준히 받고, 전문 심리검사와 상담을 거쳤으며, 성범죄 재범방지교육도 자발적으로 이수했습니다. 여러 차례 작성한 반성문에는 자신의 행동이 피해자에게 어떤 고통을 주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돌아본 내용을 담았고, 노인복지관 봉사활동과 장기기증 희망 등록까지 이어졌고요.

여기에 의뢰인이 처한 개인적 사정, 즉 희귀 난치성 질환과 그로 인한 의병 전역, 최근의 수술, 수천만 원의 채무, 사실상 책임지고 있는 고령 부모의 생계를 부채증명원과 의료기록 같은 객관적 증빙으로 뒷받침해 전달했습니다. 누나와 직장동료 3명의 탄원서도 함께 제출되었습니다.

그 결과 재판부는 형의 선고를 유예하면서, 공개·고지명령과 이수명령, 취업제한명령을 모두 부과하지 않았습니다. 선고유예는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형의 선고 자체를 미루는 판결로, 확정 후 2년이 지나면 면소된 것으로 간주되어 전과 기록이 남지 않습니다. 불리한 조건의 사건이라도 양형 자료를 어떻게 쌓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변호사 선임 시점과 초기 대응 방법

선임을 검토한다면 시점이 중요합니다. 경찰 조사 전, 약식기소 전, 정식재판 청구 여부를 정하기 전처럼 진술과 증거가 확정되기 이전 단계일수록 손쓸 수 있는 폭이 넓기 때문인데요. 일단 진술조서가 작성되고 포렌식 결과가 정리된 뒤에는 방향을 되돌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초기에 해야 할 일은 비교적 분명합니다. 어떤 혐의로 조사받는지, 현재 수사기관이 확보한 자료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촬영 경위와 횟수·저장 정황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무엇을 인정하고 무엇을 다툴지부터 가려두는 것이죠.

결국 카촬죄초범에게 결과를 가르는 것은 초기 대응입니다. 다만 그 첫 단추가 ‘변호사를 선임할지 말지’는 아닙니다. 내 사건이 혼자 감당할 수 있는 사안인지, 아니면 조력이 절실한 사안인지부터 솔직하게 가늠하는 것, 그 판단이 가장 먼저입니다. 그리고 그 판단조차 한 사람의 말에만 기대지 말고, 여러 의견을 들어본 뒤 내리는 편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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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효 대표변호사

경력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우등)
제51회 사법시험(만 22세 합격)
성범죄 전담재판부 판사 역임

前) 대전지방법원 판사
前) 수원지방법원 판사
前) 수원회생법원 판사

대한변협등록 형사전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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